“1년이면 적게는 500만원 가까운 돈이 드니 원… 돈 없는 사람들은 자식이 좋아하는 운동조차 시킬 수 없는 것이 현실이네요.” 군산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야구를 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의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웬만한 운동에는 돈이 들어가기 마련.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야구 선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연 579만원을 지출한다. 이는 전국 초등학교 평균 사교육비 307만원보다 높은 수치로 ‘돈 없으면 운동도 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야구 선수 아들을 둔 학부모들의 지출은 월 회비, 부정기 납부비, 전지훈련비, 운동능력 향상비, 개인 장비비, 의료비, 경기 관전비 등으로 여러 가지 부분에서 돈이 지출되고 있어 자녀를 공부에 전념케 하는 학부모보다 야구 선수로 키우는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야구를 비롯한 모든 종목에서 군산지역에 등록된 선수는 점점 줄고 있다. 올해 등록된 주요 종목 선수 수는 야구의 경우 신풍 22명, 중앙․남초 각각 16명이며, 축구는 구암 23명, 문화 19명으로 집계됐다. 또 탁구는 중앙초가 6명, 대야 13명, 농구 서해 9명, 배드민턴 나운초 13명이 등록됐다. 특히 야구와 농구, 축구 등 구기종목은 2팀으로 나눠 연습경기도 치루지 못할 만큼 선수층이 열악한 실정이다. 그나마 실력을 갖춘 우수인재는 타 지역으로부터 장학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외지로 유출되고 있어 지역 초등체육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곧 중등체육 선수수급과 이어져 총체적인 지역 체육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교육기본법이 체육을 학교 활동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활동이 학부모 비용으로 운영된다는 건 국가가 학원 엘리트 스포츠 교육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대야초의 탁구의 경우 십수년간 이어온 가천길재단과 동문회의 꾸준한 지원과 관심으로 군산을 대표하는 지역 체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게 됐으며 대야초-옥구중-군산중앙여고로 이어지는 엘리트 체육의 진학은 선수들로 하여금 군산에 대한 애향심 고취는 물론 각종 전국대회에서 수십 회에 이르는 우승을 일궈냈다. 차영옥 군산시탁구협회장(차병원 원장)은 “탁구 뿐 아니라 모든 종목에서 미래를 위한 초등체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우선돼야 진정한 군산체육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며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사회단체와 체육계, 동문 등 모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