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3시 대야초 탁구전용훈련장인 승리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앳된 목소리로 힘찬 기압을 넣는 어린 선수들의 활기찬 모습이 눈에 띄었다. 봄인데도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몸이 움츠러들 법도 하건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바깥은 찬바람 함께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12명 어린 선수들의 강한 스매싱으로 훈련장 안에는 열기가 가득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보다 큰 탁구라켓을 든 모습이 어색해 보이기도 하지만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자신감과 진지함이 가득 묻어났다. 방과 후인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이들의 거친 숨소리가 훈련장에서 메아리치며 희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호야 좀 더 자세를 낮추고 힘 있게 때려봐” 김지호 선수는 감독의 조언이 큰 힘이 된 듯 라켓을 더욱 굳게 잡으며 날렵한 몸동작을 선보인다. 지난 1994년 3월 창단한 대야초는 현재까지 국가대표 꿈나무 10명, 단체전 31회 우승 등 월등한 성적표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명문 학교로 손꼽히고 있다. 과거 3~4년 전 선수 수급문제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잠시 침체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해룡 감독의 지도력과 학교의 집중 투자 덕분에 지금은 옛 명성을 찾는데 성공,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제36회 회장기 전국초등탁구대회 단체전 우승, 제26회 대통령기 전국탁구대회 단체전 우승’ 올해 전국대회 2관왕을 달성한 대야초 탁구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거침없는 질주를 펼치고 있다. 이해룡 감독은 “대회를 치를수록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며 “선수들이 훈련을 잘 따라주고 서로 신뢰하는 것이 좋은 결실을 맺은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투 펀치인 한미정(6년)·김지호(5년) 선수를 내세운 대야초는 대회 때마다 완벽한 전력을 과시하며 올해 전관왕 달성도 기대케 하고 있다. 한미정 선수는 초등학교 랭킹 1위로 회장기배, 교보생명컵, 대통령기, 여성스포츠회장기 등 각종 대회에서 1~2위를 차지하며 한국 탁구계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다. 또한 김지호 선수는 5학년부 랭킹 1위로 대회 때마다 두각을 나타내며 큰 재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와함께 최혜림(6년), 강지수(6년), 박지은(5년), 김홍주(5년), 최예지(5년), 김예린(4년), 유은비(4년), 강다현(3년), 이채연(2년), 박유미(2년)선수가 미래의 꿈을 향해 오늘도 값진 땀을 흘리고 있다. 이채연 선수는 “탁구가 너무 좋다”며 “열심히 해서 꼭 김택수 선수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김경아 선수처럼 되는 게 꿈이라던 한미정 선수는 “운동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꼭 국가대표가 돼서 한국 탁구를 빛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대야초 탁구부가 최고의 성적과 함께 15년간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주변 기업 등에서 보이지 않게 지원을 해주는 것도 한 몫 기인하고 있다. 현재 길병원과 OCI를 비롯해 한국가스공사 서해지사, 금호환경, 현대주류, 군산시약사회, 학부모 대야 탁구부 후원회 등이 아이들의 꿈을 위해 동참하고 있다. 서규원 교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대야초 탁구부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많은 기업들이 어린 선수들의 꿈을 위해 군산 체육발전에 더욱 힘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야초 탁구부가 더욱 발전하고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선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