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3시 10분 대야초 탁구전용훈련장인 승리관. 학과 수업을 마친 어린 선수들이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몸을 푸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어 10여분이 흐르자 이들은 자신의 얼굴만한 탁구라켓을 하나씩 든 뒤 테이블에 서서 곧장 연습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몸이 움츠러들 법도 하건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금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올해 전국대회는 모두 마쳤지만 이들의 훈련은 멈추지 않았다. 내일을 향해 오늘도 고된 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열정과 노력 끝에 대야초 탁구부는 올해 개최된 전국 탁구대회를 모두 휩쓸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대야초는 올초 회장기 전국초등탁구대회를 비롯해 대통령기, 전국소년체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대회 등 올해 열린 전국대회에서 전관왕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것. 전관왕 타이틀은 지난 2000년과 2004년에 이어 6년 만에 이룬 쾌거다. 과거 3~4년 전 선수 수급문제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잠시 침체기를 맞기도 했으나 대야초는 꾸준한 학교지원과 선수들의 기량이 절정을 이루면서 이젠 각종 대회마다 ‘영원한 우승후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탁구 최강자리에 올라섰다. 지난 1994년 3월 창단한 대야초는 현재까지 국가대표 꿈나무 12명, 단체전 33회 우승 등 월등한 성적표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명문 학교로 손꼽히고 있다. 6학년 선수랭킹 1위인 한미정 선수는 “대야초에서의 마지막 한해를 전관왕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며 “중학교에 올라가서더라도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5학년 랭킹 1위인 김지호 선수(호프스 국가대표)는 “선배들이 졸업하는만큼 책임감도 더욱 크게 느껴진다”며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열심히 해 대야초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막내 박유미(2년)선수는 “국가대표가 돼서 우리나라를 빛내고 싶다”며 “열심히 운동하고 또 운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강지수(6년), 박지은(5년), 김홍주(5년), 김예린(4년), 유은비(4년), 강다현(3년), 이채연(2년) 선수가 미래의 꿈을 향해 오늘도 값진 땀을 흘리고 있다. 최수연 감독은 “나이는 어리지만 선수들이 서로를 믿고 훈련을 하다보니 올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동계훈련 등 잘 준비해 2년 연속 전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촌 지역에 있는 이 학교가 전국적인 탁구 명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학교, 감독, 학부모, 졸업생 등의 남다른 보살핌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야초는 연간 4000여만원의 훈련비 가운데 절반은 교육지원청과 학교예산에서 충당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후원회에서 돕고 있다. 대표적으로 길병원을 비롯해 OCI, 한국가스공사 서해지사, 금호환경, 현대주류, 군산시약사회, 학부모 대야 탁구부 후원회 등이 아이들의 꿈을 위해 동참하고 있다. 김석중 체육부장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함께 선수들이 여러 힘든 여건속에서도 열심히 해줘 올해 전관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서규원 교장은 “대야초 탁구부가 더욱 발전하고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선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