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한국 여자 복싱이 새롭게 물갈이를 했다. 이 가운데 호원대에 재학중인 오연지(21․57kg)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돼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했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은 14일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1 여자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오연지 선수를 비롯해 5명을 대표로 뽑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등을 대비, 미리 유망주를 발굴해 육성함으로써 광저우에서의 참패를 잊고 자존심 회복에 나서겠다는 게 연맹측의 계획이다. 이에 이들은 내년 국제대회 등에 출전하면서 기량을 연마할 예정이다. 오연지 선수가 복싱 글러브를 처음 낀 건 중학교 2학년 때. 평소 운동을 무척 좋아하다보니 삼촌이 있는 복싱 체육관(제일 체육관)으로 자연스럽게 발을 디딛게 됐다는 것. 남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복싱에 매료되면서 오 선수는 단순한 취미활동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복싱의 열정만큼이나 잠재력도 대단했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오 선수는 지난 6월에 열린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회장배 전국복싱대회에서 57kg급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오 선수는 아웃복싱(Out Boxing)이 주특기다. 상대편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유효한 타격을 노리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167cm의 다부진 체구에 스피드도 일품이라고 그의 스승인 전진철 관장은 말한다. 스파링 파트너는 언제나 후배 남자들. 하지만 그녀는 자신과 차이나는 남자 선수들과 맞붙어도 주눅들지 않는다. 앳된 얼굴과는 달리 지는 걸 싫어하는 강한 승부욕 때문이다. 런던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훈련을 해도 지치는 줄 모르겠다고 말하는 오 선수는 “다른 선배 선수들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그 만큼 더 열심히 해 반드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오 선수는 “그토록 원하던 태극마크를 달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만큼 꼭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전진철 관장은 “아직 미흡한 점은 있지만 반드시 한국 여자 복싱의 간판 선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오 선수의 열정과 노력이 그를 성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