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제일고 축구부(총감독 김이주)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과거 위상과 달리 어떤 팀을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로 전국 축구리그의 판도를 뒤흔들 주인공으로 거듭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리그 호남권 우승을 차지한 제일고는 왕중왕 전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올해 선수들의 남다른 각오와 혹독한 동계훈련을 소화하며 금석배와 리그 왕중왕전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지난 15일 오전 제일고 축구장. 7140㎡의 축구장에서 45명의 선수들이 반전의 드라마를 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내일을 향해 달려가는 축구 꿈나무들의 뜨거운 열기가 한겨울 설원을 녹이고 있다. 지난해 시장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던 제일고는 비록 2010축구리그 호남권 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올리긴 했지만 전국 최강자를 가리는 왕중왕전에서는 쓴 경험을 맛봐야 했다. 이를 계기삼아 이번 동계훈련은 선수들의 정신무장과 함께 개개인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훈련으로 힘찬 날개짓을 폈다. 이날 훈련도 제법 찬바람이 부는 추위 속에서도 선수들 모두 전혀 위축되는 법 없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지칠 때쯤이면 어디에선가 이들을 독려하는 ‘파이팅’ 소리가 쉬지 않고 울려 퍼진다. 그리고 기압에 맞춰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달리고 또 달린다. 코치의 우렁찬 소리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해 제일고는 희망을 봤다. 권역별 리그 총 16경기를 벌여 12승 3무 1패로 승점 39점을 기록해 승점 37점의 전주공고를 제치고 호남권 정상을 차지한 것. 그래서 인지 올해 ‘우승’이라는 단어는 더욱 가깝게 느껴지고 있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주장을 맡고 있는 김경학(3년)선수는 “올 시즌을 준비한 선수들의 자신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내달 군산에서 열리는 금석배 대회를 비롯해 리그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도록 전 선수가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입생 최정규 선수는 “선배 선수들과 함께 각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둬 학교와 고향의 위상을 드높이고 싶다”며 “동계훈련을 잘 소화한 만큼 올해 좋은 결실을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군산제일고를 쉽사리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시킨 것은 지난 2002년 3월 부임한 김이주 감독의 존재가 컸다. 김 감독이 부임할 당시만 해도 제일고는 패배감에 길들여지며 이들의 행보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선수들이 가진 잠재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도 강했다. 하지만 김 감독 부임이후 지금 선수들은 비로소 승부를 떠나 즐기는 축구를 구사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군산제일고가 권역별 리그 총 16경기를 벌여 단 1패만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김 감독의 선수관리와 지도력, 학교당국의 지원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위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의 부담을 떠나 ‘게임을 즐기면서 하라’고 주문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장단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즐기면서 게임에 임할 때 비로소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자의 장점이 키워지면 서로 장점이 한 데 아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인 것. 김 감독은 “올해 목표는 단연 우승”이라며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반드시 제일고 위상에 맞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학교 체육은 부족하고 열악한 게 많다”며 “학교 체육에 대한 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