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고교주말리그에서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전반기 왕중왕전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 풍부한 경험과 지도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석수철 감독 영입과 함께 야구 명문고로서 부활의 날개 짓을 펼 것이라고 기대했던 지역 야구팬들은 다소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최근 '2012 고교야구 전반기 주말리그'가 마무리된 가운데 군산상고는 전라권 리그에서 2승 4패를 기록했다. 총 7개 팀에서 화순고와 효천고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군산상고는 6위에 머물렀다.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군산상고는 동성고, 효천고, 광주일고, 진흥고, 화순고, 전주고 등과 맞붙어서 진흥고(4대2)와 광주일고(7대4)에 각각 승리를 챙겼을 뿐 나머지 팀에게는 패했다. 특히 효천고와의 경기에서는 5회 콜드 패(1대 13)를 당하는 수모까지 겪는 등 전통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 전라권 전반기 수상 내역에서도 군산상고 선수들의 이름은 단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로써 다음달 5일부터 창원에서 열리는 왕중왕전(겸 황금사자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은 결국 남의 집 잔치가 됐다. 사실상 어느 정도 전력 약화는 불가피해 보였다. 군산상고는 2010 봉황대기 준우승 멤버들이 모두 졸업하면서 그동안 이들을 뒷받침할 만한 선수들이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또한 지난해 타선을 이끌었던 최익훈의 공백도 상당히 컸다. 그럼에도 지난해 실전에 투입했던 저학년 선수 위주로 팀 전력을 재편할 수 있었던 점에서 나름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확실한 짜임새를 갖추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그나마 후반기 리그전은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 중학 시절 랭킹 1위를 다투던 조현명(2년)이 버티고 있는 마운드와 군산상고의 특유의 조직력이 되살아난다면 충분히 복병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 더욱이 석 감독 또한 단기간 큰 성과를 내겠다는 욕심보다는 팀 전력 회복을 위한 장기프로젝트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어 지금보다 한결 발전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후반기 광역 리그는 총 12개 팀이 6월 2일부터 7월 7일까지 맞붙는다. 효천고와 화순고를 비롯해 북일고 등 강팀이 즐비하지만 기동력 야구가 장점인 군산상고가 결코 넘지 못할 벽은 아니라는 게 야구 전문가들의 설명. 이런 가운데 지역의 많은 체육인들은 군산상고의 전통을 되찾고 전국 최강으로써의 부활을 눈 꼽아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999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또 한번의 우승의 감격을 기대하고 있다. 군산 야구팬들은 “군산상고는 창단 이래 전국대회 우승 16회와 준우승 14회 그리고 숱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한 야구 명문”이라며 “과거 역전의 명수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고교야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던 군산상고가 다시 제 모습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