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룡동 소재 군산인공암벽장이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03년 4억원 정도의 사업비를 들여 높이 15m, 폭 14m, 길이 14m 규모의 경기용 시설로 건립됐다. 조성 당시에는 스포츠클라이밍 동호인들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았지만 9여년이 흐른 지금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곳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동안 시설물들은 녹이 슬거나 부식됐고, 인공암벽의 홀드는 상당수 파손된 상태다. 더욱이 준공 이후 단 한 차례도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규정상 전문자격증을 지닌 안전요원의 배치도 그 동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는 실내 및 실외 암벽장 모두 폐쇄됐다. 그럼에도 간혹 일부 동호인과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여전히 인공암벽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고 위험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수억원의 시설비용이 들어간 인공암벽장이 사실상 방치되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는 군산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전남 영암군 월출산 인공암벽장과 비교되는 대목. 실제 월출산 인공암벽장의 경우 최근 등반 마니아들과 일반인들에게 극기 훈련장 및 체험장으로 각광을 받으며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점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들이 직접 프로그램 지도에 나서고 있을 뿐 아니라 족구장과 체육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어 이용자들의 여가선용 및 체력건강증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매년 평균 5000여명이 이곳을 애용하고 있다. 군산인공암벽장 또한 주변에 훌륭한 경관을 지닌 월명산과 극기 훈련장이 조성됐지만 이를 활용한 방안이 사실한 전무해 시너지 효과는커녕 현재까지 실패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뜻있는 시민들과 동호인들은 “인공암벽장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함께 안전요원 배치, 산악전문 단체 위탁관리, 인공암벽 교실 등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 최모(38)씨는 “시민들의 혈세가 들어간 만큼 폐쇄조치만 취할 것이 아니라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월명공원과 인접해 있는 점을 활용, 주민휴식과 클라이밍 레포츠 공간으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지난해 7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인공암벽장에 대한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며 “빠른 시일내에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예산확보 등 노력할 뿐 아니라 활성화 방안도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