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 투자하면 타는 요령 마스터…주부들 인기 <르포>“선생님, 넘어질 것 같아요.” “잘 하고 있으니깐 겁먹지 말고 힘차게 페달을 밟으세요.” 은파 호수공원을 둘러싼 자연의 바람을 타고 활기 있는 대화가 흘러나온다. 긴장감이 감돌듯 하다가도 금세 ‘하하 호호’ 웃음보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이 같은 풍경이 연출되는 곳은 다름 아닌 10여년째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자전거 배우기 교실’ 현장. 지난 3일 오전 은파호수공원에 조성된 넓은 공터(조정 연습장 일대)에 한 무리의 주부들이 자전거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열정만큼 몸이 따라주면 좋으련만 페달 한번 제대로 밟지 못하고 갈지자로 흔들리다 넘어지기를 수차례. 어느덧 초보자들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가득했지만 연습 내내 싫은 내색을 하는 사람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얼굴 표정에는 즐거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일곱번 넘어져도 또 다시 일어나리라’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정신으로 무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는 채 연습에 몰두하는 열정이 역시 ‘아줌마 파워’가 따로 없다. 얼마나 지났을까. 제법 요령을 터득한 초보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운동장을 돌아다니며 연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도자도, 이를 지켜본 선배 라이더들도 환한 웃음과 함께 박수를 보낸다. 주부 전인아(53)씨는 “늦은 나이에 큰 맘 먹고 도전했는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전씨는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배움의 길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 ‘교통수단 및 운송수단’으로 우리생활의 한 부분을 차지한 자전거가 경제성장과 자동차 문화 발달로 점차 사라지다 2000년대에 들어 건강, 환경, 교통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재조명되면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황. 군산의 자전거 이용객도 대략 4~5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산자전거타기생활화운동본부(본부장 조동용)가 진행하고 있는 ‘자전거 배우기 교실’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 자전거 배우기 교실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올바른 자전거 타기 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 2003년 처음 문을 열게 됐다. 그 동안 수료한 수강생만 해도 무려 500여명. 18기 수강생 교육은 지난달 19일부터 3주 가량 화․수․목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은파 조정 연습장일원에서 진행됐다. 자전거 홀로 타기부터 안전교육, 상식, 도로 주행 등 자전거 이용과 관련된 모든 교육이 포함돼 있어 수강생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단 2~3주만 투자하면 자전거를 능숙히 다룰 수 있어 중년 여성들의 관심이 뜨겁다.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출퇴근용으로, 단거리 이용수단으로, 건강을 목적으로’ 이 교실에 참여한 초보자들의 이유도 제각기였다. 수강생 최옥기(49)씨는 “발목과 허리가 좋지 않아 여러 운동을 찾다가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게 됐다”며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너무 재미있고 건강을 되찾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옆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던 문영애(56)씨는 “7년전 자전거를 처음 타면서 얻은 점은 생활의 활력”이라며 “한 두 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집에 들어가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져 자신감 넘치는 집안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자전거의 매력을 한껏 자랑했다. 수년째 지도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미영씨는 “처음 초보자들이 숱하게 넘어지다 결국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흐뭇하고 큰 보람을 느낀다”며 “더 많은 분들이 자전거에 관심을 갖고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조동용 본부장은 “자전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등의 이유로 자전거의 이용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안전한 자전거타기 생활화를 위해 정부와 시 차원에서 시민교육이나 안전장비 구비 등 더욱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