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로 고교 야구에서 명성을 떨친 군산상고가 지난 10여년간의 침체의 길을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새로 부임한 코치진과 함께 32명의 선수들은 칼바람을 뚫고 현재 우승을 향한 값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한해 저학년 선수로 예열을 마친 군산상고 선수들은 선배들이 이룬 성공신화를 이을 각오로 오늘도 힘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편집자 주> ◇‘역전의 명수’ 신화창조 = 1972년 7월 19일 제 2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전통의 강호 부산고는 창단 3년차의 신생팀 군산상고를 4대 1로 앞선 채 9회말 마지막 수비에 들어갔다. 이 때만해도 부산고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군산상고 첫 타자 김우근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그러나 다음 타자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뜬공으로 아웃 처리.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것 같았던 분위기는 상대투수의 난조로 이상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1사 만루. 1번 타자 김일권이 몸에 맞는 공으로 타점을 얻어내 4대 2로 따라붙었다. 이어 2번 양기탁이 2타점 중전안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모든 시선이 3번 김준환에게 쏠렸다. 투 스트라이크 노볼.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린 김준환이 극적인 좌전안타를 때리자 2루 주자가 홈으로 내달렸다. 세이프. 거짓말 같은 역전승이었다. 이는 한국야구의 신화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다. 그날 이후 군산상고는 ‘역전의 명수’라는 영예로운 이름을 얻었다. 40여년이 지났지만 황금사자기 첫 우승은 호남을 넘어 전국 야구팬들의 평생 잊지 못할 명장면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이 우승으로 단번에 신흥강자로 떠오른 군산상고는 이후 전국무대를 평정했다. 또한 숱한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군산상고는 지난 1968년 창단한 이래 전국대회 우승 16회, 준우승 14회 등 고교야구에서 대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과거 역전의 명수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고교야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던 군산상고는 지난 2000년대 이후 급속히 쇠락해 지역 야구인과 시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군산상고는 1999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13년째 전국대회에서 단 한 번의 우승은 커녕 감독만 여러 번 바뀌는 침체의 길을 걸어왔다. 그나마 지난 2010년 고교 4대 메이저 대회인 봉황대기 준우승과 지난해 호남지역 고등학교 야구대회인 기아타이거즈배 우승은 위안거리였지만 지역 야구팬들의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성적. 코치진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많은 팬들이 군산상고의 전통과 전국 최강으로써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제2의 전성기 만들자 = 계사년 새해를 맞이한 코치진과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해에는 1~2학년을 위주로 팀을 운영하다보니 좋은 성적을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다만 어린 선수들이 실전에 투입해 풍부한 경험과 자신감을 얻은 것은 큰 수확 중 하나입니다. 올해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겠습니다.” 지난해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지만 팀 분위기는 최고다. 선수들도 올해 일 한번 내보자고 다짐하고 있다. 오장용 코치는 “올해 선수층도 두꺼워지고 팀 분위기가 크게 좋아졌다. 지난해에는 적응기에 불과하다. 올해는 우승을 목표로 모두가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군산상고 야구부는 총 32명. 아침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추운 날씨를 뚫고 내일을 향해 값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0일부터 19일까지는 완도에서 동계훈련이 잡혀있다. 체력훈련과 정식력 강화, 기술훈련이 이번 훈련의 주목적이다. 군산상고 야구부 관계자는 “한국 고교야구에서 역전의 명수로 이름을 날린 군산상고를 빼놓을 수 없다. 야구 명가답게 하루빨리 전국 최고의 자리에 다시 서는 날 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