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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두드리는 F1, 경제도 두드릴까’

지난 5일 F1코리아그랑프리가 열린 영암서킷. 이날 올해 4회째를 맞은 대회 예선전 경기를 관람, 취재했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3-10-11 11:10:14 2013.10.11 11:10:14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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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F1코리아그랑프리가 열린 영암서킷. 이날 올해 4회째를 맞은 대회 예선전 경기를 관람, 취재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일반인들에겐 낯선 스포츠로 여겨지고 있는 F1.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궁금증과 설렘을 안고 오전 10시에 출발, 380여㎞를 부지런히 달려 12시 30분 영암군에 진입했다. 제2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하고 셔틀버스로 이동, 경기장에 드디어 스탠드에 도착. 게이트에 들어서기도 전에 경기장 밖으로 들리는 엔진소리가 심장을 두드린다. 파란 하늘과 이글거리는 태양, 시원한 가을바람이 경기 관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자리를 찾아 착석, 그런데 주변이 온통 빈 자리 투성이다. 경기 시작 시간은 다가오는데 좌석은 남아돌고 얼핏 숫자를 헤아려 봐도 관람객은 40%에도 달하지 못하는 듯싶다. 시작을 알리는 부저 소리와 함께 김진표 MBC해설위원의 해설 들으며 경기를 관람, 해설도 들어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하고 정신이 없다. 다소 복잡한 룰과 어려운 전문 용어들. 그리고 팀과 선수들의 히스토리는 물론 머신(경주용 자동차)들의 성능까지 파악하려니 혼이 쏙 빠진다. 지축을 흔드는 머신들의 엔진소리가 기대와 흥분지수를 높였다. 눈앞에 펼쳐진 레이스와 타이어 타는 냄새,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귀를 찢을 듯한 엔진음, 그리고 선수들의 섬세한 컨트롤이 예술이다. 한 바퀴 돌때마다 순위가 바뀌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아슬아슬 부딪힐 것 같은 상황. 정말 빠르다. 사진 찍기가 어려울 정도로 눈 깜빡하면 사라진다. TV에서 볼 땐 별것 아닌 것 같았는데 실제 보니 속이 다 후련해지고 아슬아슬한게 내가 운전하는 듯 묘한 기분이 든다. 넋을 놓고 관람하던 큰아들(이원희 동원중 2년)이 “꼭 컴퓨터 레이싱게임을 하는 기분이다. 어떻게 하면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느냐. 꼭 한번만이라도 머신을 운전해보고 싶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코너에서 벌어지는 순위싸움. 사실 코너쪽에서 순위가 많이 바뀌는데 너의 위기가 나에게는 기회가 되고, 내가 영웅이라면 너는 패자가 되어야하는 비정하지만 순수한 F1은 한편의 드라마이자 인생과 비슷해 보였다. 해마다 관람객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예선전엔 40%정도도 채 안 되는 관람객이 자리를 지켰다. 그나마 룰을 모르는 관람객들은 우르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3차 예선전은 몇 안 되는 인원이 관람해 쓸쓸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더군다나 경기장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쉴만한 곳도,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도 없고, 허허 벌판에 스탠드만 달랑, 티켓 판매 부스와 안내 부스만 겨우 몇 동 설치 됐을 뿐이다. 그나마 그랜드스탠드 쪽은 여러 가지 판매대가 있었지만 일반석에서 그곳을 가기엔 셔틀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자동차경주 마니아들에게는 좋은 기회지만, 일반고객들에겐 부담스러운 F1. 누적된 적자로 전남도와 도민들에게는 애물단지가 돼 버린 코리아 그랑프리. 왠지 모를 씁쓸함이 남아 군산 유치 실패가 차라리 잘 된 일인지 헷갈렸다. 대불산단에 마련된 제2주차장은 풀 한포기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구역도 제대로 나뉘지 않아 관람객들이 대충 알아서 눈치껏 주차하다 보니 차량이 뒤엉키는 건 시간 문제였다. 게다가 자동차들이 진입할 때마다 뿌옇게 날리는 흙먼지 탓에 차량은 금세 황토색이 되고, 여기저기서 콜록콜록 기침을 해댔다. 그뿐인가 웬 암표 장사꾼들은 그리 많은지. 지긋한 나이의 어르신들이 염치도 없이 젊은이들에게 암표를 권하는 모습이란 가관 그 자체였다. 더군다나 현장에서 티켓 좌석 교환이 안돼 관람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같은 일행들이 뿔뿔이 흩어져 관람해야 한다니 실망할 수밖에. 좌석은 남아도는 데도 관람객의 편의는 묵시됐다. 특히 같은 스탠드 좌석을 누군 26만원에 구입하고 어떤 이는 단돈 6만원에 구했다고 하니 맥 빠지는 일 아닌가. 여기에 보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기가 시작된 지 채 5분도 안돼서 담을 넘어 들어오는 관람객들이 대다수였다. 말 그대로 제 돈 주고 티켓을 구입한 선량한 관람객들이 바보가 된 것. 경기가 끝나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피난길 보다 험난했다.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셔틀버스를 이용하려다 보니 장사진을 이뤘다. 뙤약볕 아래에서 흙먼지를 뒤집어 쓴 채 1시간 30분 넘게 대기하다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숨을 헐떡였고, 고성이 오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12만명을 소화할 수 있는 서킷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운영 미숙은 F1경기의 매력을 반감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런 탓에 한 번 찾은 관람객은 두 번 다시 방문하지 않게 되나 보다. 이러한 점들이 쌓여 관람객 유치에 실패하고 결국 회당 180억원의 적자를 낳는 애물단지가 된 것 아닐까. 한편 F1 코리아그랑프리는 2005년 영암군이 전라남도의회로부터 유치 사업승인을 얻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영암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개최하게 됐다. 당시 군산은 유치협상을 시도했다 실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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