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공법이 오히려 부작용…잔디교체 시급 “어린 선수들이 맨땅이나 다름없는 축구장에서 힘든 훈련을 했을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네요.” 올해 문화초 축구부(감독 이진휘)가 군산의 위상을 한 단계 드높인 가운데 이들 활약 뒤에 숨겨진 열악한 시설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주말리그(전북온고을권) 전승과 화랑대기 우승은 어린선수들이 그동안 낡은 인조구장에서 일군 값진 성과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곳 운동장의 인조잔디 교체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교 안팎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문화초 인조구장은 2008년에 조성, 올해가 5년차다. 인조잔디의 내구연한이 7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2년이라는 시기가 남은 상태다. 사용연한이 경과되지는 않았지만 이곳 인조잔디 운동장은 현재 밑바닥이 훤히 보일 만큼 낡고 노후돼 있다. 특히 시멘트에 서 있는 것 딱딱하고 미끄럽다. 내구연한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조교체는 사실상 쉽지 않다. 그렇다고 ‘우승했으니 바꿔줘야 한다’는 주장도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그럼에도 이곳 인조구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일고 있는 이유는 인조잔디 조성 당시 잘못된 공법으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인조잔디구장을 깔 때는 고무 칩을 이용하지만 문화초의 경우 친환경이라 해서 코르크를 갈아 이를 칩으로 사용했다. 이는 냄새가 나지 않고 운동장 바닥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장점보다 부작용이 더 컸다. 코르크 칩이 가볍다보니 비나 눈이 내리면 같이 쓸려나가 흔적조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문화초의 경우도 조성되지 얼마 되지 않아 쿠션 역할을 하는 칩들이 빠져나가면서 지금은 제 기능을 아예 상실한 상태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시즌 내내 아이들이 발뒤꿈치와 무릎, 발목 등 많은 부위에 고통을 호소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한 축구인은 “성인도 조금만 공을 차도 발이 아플 지경인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냐”며 “이런 상태에서 우승을 일군 선수들이 오히려 대단하다”고 말했다. 신흥강자로 급부상한 문화초는 내년 활약이 더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열악한 운동장 사정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빨간불이 켜졌다. 이진휘 감독은 “현 운동장에서 축구부 선수들의 부상 위험은 물론 학생들의 체육수업마저 지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선수들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없어 미안한 마음 뿐이다.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뜻있는 체육인사들은 “단순히 인조잔디 내구연한을 7~8년으로 정할 게 아니라 사용빈도를 반영하는 관리 체계가 중요하다”며 “미래축구 꿈나무 발전을 위해 시와 교육지원청 등 관계기관의 긴밀히 협조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