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서비스·저벽확대 위해서라도 필요 최근 농구 열풍(熱風)이 일고 있다. ‘우리동네 예체능, 빠스켓 볼…’ 등 1994년 마지막 승부 이후 20여년 만에 예능 및 드라마 속에 농구가 속속 등장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 때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던 한국 농구가 이 같은 기분 좋은 변화에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농구바람이 군산까지 불고 있다. 지역 팬들 사이에서 ‘프로농구 군산경기를 유치하자’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것.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처럼 일부 경기를 군산에서 개최해 농구에 목말라 하는 팬들에게 갈증을 해소시켜주자는 주장이다. 박정준 군산시농구연합회장은 “군산을 보통 야구도시라고 하는데 농구에 대한 인기도 만만치 않다”며 “팬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내년 군산개최가 꼭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현재 프로농구에 10개 구단이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KCC이지스가 이웃 도시 전주를 연고지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군산을 제 2의 홈구장으로 난색을 표하는 프로야구 기아(광주)보다 실타래를 풀기도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KCC이지스는 지난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로부터 농구단을 인수한 금강고려화학(KCC)이 팀 명칭을 ‘현대 걸리버스’에서 바꾸고 연고지도 대전에서 전주로 옮긴 팀이다. 사실상 전북 팀이라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도 많은 군산팬들이 KCC경기를 보기 위해 시즌 중 전주를 찾아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농구팬 김민호(29)씨는 “전주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농구를 좋아하다보니 매 시즌 5경기 정도 직관하고 있다”며 “항상 군산에도 이런 프로농구가 열렸으면 하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KCC는 그 동안 줄곧 전주실내경기장에서 홈 26경기를 소화했다. 군산팬들이 KCC를 응원하면서도 늘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팬들은 “홈경기 중 3~5경기라도 군산에서 열린다면 지역 스포츠 활성화는 물론 농구 저변확대에도 충분히 기여할 것”이라며 프로농구 군산경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응답하라 1998.”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전주시와 KCC구단이 군산개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이유가 바로 군산이 프로농구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농구 1998~2000시즌 골드뱅크 클리커스(현 부산 KT)가 연고지명만 광주를 사용했을 뿐 군산월명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골드뱅크가 군산에서 홈경기를 가진 가장 큰 배경은 호남지역의 다른 도시에 비해 농구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이유에서다. 당시 골드뱅크 관계자는 "군산이 광주보다 농구열기가 높고 체육관 시설도 좋다"며 "홈 경기장으로서 만점“이라고 평가했다. 광주 염주체육관은 9000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정도로 넓은 규모를 자랑했지만 난방과 전광판 시설이 미흡했고 관중입장도 상당히 저조했다. 이에 반해 군산 홈경기 경기당 평균 관중은 2500여명(무료 입장객 포함)으로 엄청난 열기를 보여주며 관중동원에 성공한 사례로 꼽혔다. 이런 탓에 골드뱅크 내부에서도 연고지를 아예 군산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홍묵 군산농구협회장은 “군산에서 농구대잔치나 프로경기가 열린 날이면 말 그대로 축제분위기였다”며 “KCC가 전주 경기만 고집할 게 아니라 군산 일부 개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시도 내년 시즌 프로농구 군산유치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시 관계자는 “KCC 일부경기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프로경기가 열릴 경우 월명실내체육관을 개선해 경기가 진행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농구를 과연 군산 안방에서 볼 수 있을지 팬들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