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군산경기 하나 안하나.’ 프로야구 개막(3월 29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기아타이거즈 군산경기 개최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군산시가 여러 차례 유치 의사를 기아 구단 측에 전달했지만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산시는 현재 올 시즌 총 9경기를 목표로 2억3000만원의 예산까지 책정 해 논 상태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개최여부를 확실히 말할 수 없다.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타이거즈는 지난 2009년부터 군산 월명경기장을 제2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해마다 4~9경기를 벌이며 연고지 팀이 없는 군산과 도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팬들도 성원에 보답했다. 군산에서 열린 프로야구는 매 경기마다 야구팬이 대거 몰려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등 나무랄데 없는 흥행을 기록한 것. 일반적으로 각 팀의 일정과 여러 사항을 고려할 때 (제 2의 홈구장 경기여부의 경우) 최소 한 두 달 전에는 결정된다. 군산과 비슷한 청주나 울산 등도 한화와 롯데 제 2의 홈경기가 이미 확정됐다. 군산 개최 여부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일각에서는 사실상 경기가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감지됐다”며 “지역 팬들을 위해 야구가 열렸으면 좋겠지만 결국 힘들지 않겠냐”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올해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구단 측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의 열기는 인정하면서 장시간의 이동에 따른 피로와 여기에 올해 ‘광주-기아 챔피언스’ 구장이 새로 개장했기 때문이다. 무등구장과 작별한 기아는 새 구장에서 시즌을 치른다. 이 구장은 짓는데만 9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광주 홈 구장을 쉽게 떠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선수들의 새 구장에 대한 적응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탓에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군산 개최가 어렵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민 김모(38)씨는 “새 구장 개장으로 기아 측에서 쉽게 군산경기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팬 입장에서는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야구팬 이모(42)씨는 “군산 야구 열기는 두말할 것 없다. 팬 확보와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기아측에서 군산경기를 반드시 승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상황의 예전보다 여의치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기아 구단측 관계자들과 잘 협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제 1의 스포츠 프로야구 개막이 임박하면서 기아측 구단의 행보에 군산과 전북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