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체육이 풍전등화(風前燈火)에 놓여 있다. 한 해 30여개에 달하는 전국대회 유치로 스포츠 도시의 면모와 위상을 갖춰가고 있지만 사실 속사정은 다르다. 최근 몇 년간 학교 운동부 성적이 저조하고 수많은 우수 선수들이 외지로 빠져나가는 등 이면엔 학교체육 위기라는 그늘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이 정말 스포츠도시라고 불릴만한가? 이 질문에 대해선 체육 관계자들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결국 학교 운동부의 침체는 군산 스포츠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이에 군산신문은 두 차례에 걸쳐 학교 체육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본다.<편집자 주> ◇군산 초중고 육성종목 현황 및 성적은 2014년 기준 지역 내 운동부는 초등학교 11개 종목 205명, 중학교 11개 종목 165명, 고등학교 10개 종목 114명으로 총 33곳의 학교에서 32개 종목 484명의 선수가 육성되고 있다. 초등학교는 ▲서해초 농구 ▲동초 태권도 ▲지곡초 수영 ▲소룡초 유도 ▲남초 야구 ▲미성초 태권도 ▲신흥초 육상 ▲문화초 축구 ▲용문초 육상 ▲푸른솔초 수영 ▲당북초 수영 ▲성산초 수영 ▲대야초 탁구, 수영 ▲신풍초 야구, 수영 ▲중앙초 야구, 탁구 ▲나운초 태권도, 배드민턴 ▲진포초 씨름, 에어로빅 ▲구암초 축구, 육상 등이다. 중학교의 경우 ▲남중 야구 ▲진포중 수영 ▲중앙중 태권도 ▲금강중 배드민턴, 카누 ▲동원중 태권도, 에어로빅 ▲군산중 농구, 야구 ▲산북중 레슬링, 육상 ▲제일중 축구, 육상, 복싱. 고등학교의 경우 ▲군산고 농구 ▲남고 소프트볼 ▲중앙고 복싱 ▲제일고 축구 ▲군산상고 야구 ▲군산여상 수영, 조정 ▲군산동고 태권도, 배드민턴, 댄스스포츠 등이 있다. 비슷한 규모의 타 도시에 비해 풍부한 종목과 선수는 내세울 만하다. 그렇다면 이들의 성적도 비례할까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소년체전 메달 개수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총 금메달 수는 2개, 은메달 6개, 동메달 7개, 중학교 은메달 6개, 동메달 11개 뿐이다. 심지어 중학교의 경우 금메달을 딴 실적이 없다.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고등학교의 경우도 지난 6년간(올해 미출전)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8개에 머무르고 있다. 해마다 초등학교에선 평균 2.7개, 중학교 2.4개, 고등학교 1.8개의 메달을 획득하고 있는 셈이다. 결과로 봤을 땐 성적이 아쉽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이유다. 한 체육관계자는 “(군산의 경우)선수 규모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편”이라며 “그 만큼 개선 및 보완할 점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의 우수 선수들이 떠나간다 지난해 전국 화랑대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강자로 떠오른 문화초 축구부. 이곳에서 핵심선수로 활약한 6학년생들이 올 초 타 지역 중학교로 모두 진학했다. 전통강호 구암초도 마찬가지. 9명의 졸업생들이 군산이 아닌 자신의 진로를 다른 곳으로 택해 지역 축구계에 적잖은 아쉬움을 안겨줬다. 결국 상급 연계학교인 제일중은 같은 군산에서 한 명의 신입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꿈나무들의 역외 유출이 심각하다. 이는 군산 학교 체육의 사기 저하와 수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 군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올해 졸업한 초․중․고 선수는 모두 149명으로 이 가운데 관내 학교로 진학한 선수는 73명이다. 절반(48.9%)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다. 올해 초등학생의 경우 61명 졸업에 관내 중학교 진학은 30명(49.2%), 관외 중학교 진학은 24명(39.3%), 일반 중학교 진학은 7명(11.5)이다. 중학교는 총 55명 중 관내 40명(72.7%), 관외 15명(27.3%)이고, 고등학교 경우 33명 중 관내 3명(9.1%), 관외 29명(87.9%), 취업 1명(3%)으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 2012년에는 초․중․고 선수 135명 중 74명(54.8%)이, 지난해에는 총 131명 중 57명(43.5%)만이 관내 학교에 진학했다. 해마다 졸업생 절반 가까이가 타 지역으로 소속을 옮겼거나 옮겨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일선 현장에서는 우수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선수수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우수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학교 체육들이 전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는 게 체육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때문에 학생들이 지역에서 운동을 이어가도 해도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열린 학교운동선수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간담회에서 김원태 군산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현실적으로 우수한 학생선수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상황이 심각한 만큼 이 문제에 대한 원인을 찾고 그 대책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