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유일 대한축구협회 심판분과위원 위원으로 활약 우리나라 몇 안되는 1급 강사 자격증 보유…후배 양성 온 힘 1996년 5월27일 잠실주경기장에서 한국축구대표팀과 이탈리아 클럽팀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가 벌어졌다. 당시 대한축구협회가 200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전 세계에 한국을 홍보하려고 기획된 경기 중 하나. 서정원과 고정운, 유상철, 하석주의 골로 4대0 대승을 거두면서 국민들의 기억 속에 기분 좋은 경기로 남고 있다. 강팀을 상대로 대표팀의 활약도 돋보였지만 심판들의 깔끔한 판정도 호평을 받았다. 이 경기에서 활약한 심판들 중 한명이 바로 유영태(58) 군산시축구협회 심판담당 부회장이다. 현재는 은퇴했지만 여전히 그가 축구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건 대한축구협회 심판분과위원으로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총 12명으로 구성된 심판분과위원회는 국내 7000여명의 심판들의 교육과 배정, 양성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 축구에 있어 중요한 역할과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전북에서는 유 부회장이 유일하다. “현역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한국축구발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심판을 배출하는 것이 곧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하고 더욱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유 부회장이 심판과 연을 맺은 것은 그의 나이 24살 때다. 축구가 너무 좋아서, 축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싶어서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지난 1980년 대한축구협회 심판으로 입문한 그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심판과 K-리그 전임심판으로도 맹활약했다. 올림픽과 월드컵 예선 경기 등 지난 20여 년간 푸른 그라운드 위에 그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국제경기 40여 차례, 국내경기 350여 차례’ 그가 심판을 하면서 남긴 기록이다. 언제나 축구장 안에는 선수들 못지않은 열정적인 심판이라고 알려졌다. 유 부회장은 “축구 발전의 걸림돌 중 하나가 ‘편파판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누구보다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가 매 경기 심판으로 나설 때마다 ‘공정’이라는 두 단어를 가슴에 새기는 이유였다. 유 부회장은 “심판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며 “사람인지라 실수는 할 수 있지만 90분 내내 공정성과 진실성은 반드시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장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 이제 실력 있는 심판을 양성하는 일이 그의 임무가 됐다. 우리나라 몇 안되는 1급 강사 자격증까지 보유하고 있다 후배들이 월드컵 등 큰 무대에 진출하는 것이 유 부회장의 다부진 목표. 한국축구의 또 다른 힘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인 주심을 배출시키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월드컵 심판 배출을 위해 (심판분과위원으로서)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유 부회장은 “심판의 경우 잘해도 본전이고 만약 실수라도 하면 욕을 많이 먹게 된다”며 “무조건적 비판보다는 때론 이들의 고충도 이해해줬으면 한다”는 뜻도 밝혔다. “축구는 마치 종합예술과 같다”고 말하는 유 부회장. 최선을 다하는 선수와 심판, 멋진 경기장과 열정적인 관중이 조화를 이룰 때 (축구가)더욱 빛을 발한다는 게 인생 절반을 축구와 함께 한 그의 결론이다. 유 부회장은 “앞으로도 맡은 임무를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특히 금석배 도시 군산에서 우수한 심판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요즘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에서 한국 심판들이 명판정을 선보이면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차기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한국인 국제 심판들이 참가해 훌륭한 판정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