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축구인 등 현 시스템과 체제 지적 목소리 올해로 23년째를 맞은 금석배 축구대회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이달 1일까지 12일간 군산 공설운동장 등지에서 금석배 대회가 열린 가운데 편파판정과 선수 혹사 논란, 저조한 참가팀 등으로 숱한 구설수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대회를 바라보는 상당수 군산 축구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반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취지와 달리 그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고 전라북도축구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이 대회는 1992년부터 지난 2008년까지 순환개최를 해오다 이후에는 군산서 영구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금석배 위상 ‘흔들’ “특정 지역 학교를 위한 편파판정, 금석배를 철회 합니다” 최근 한 학부모가 금석배 대회를 본 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내용이다. 이런 가운데 A언론사는 “편파판정에 선수도 학부모들도 모두 울었다”라는 제목으로 대회를 비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언론사는 “과거에나 볼 수 있었던 심판진들의 편파판정이 금석배 전국 고교축구대회 현장에서 목격됐다”며 “승패를 갈라놓은 이해 할 수 없는 판정이 모두를 분노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모습을 한국축구의 ‘서글픈 자화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글에는 금석배를 비난하는 댓글이 여럿 달려 있기도 했다. 이 경기를 본 한 군산시민도 “아무리 홈팀이라 하지만 너무했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무리한 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짧은 기간 많은 경기로 어린 선수들이 혹사당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 대회 일정표를 살펴보면 한 참가팀이 결승전에 오를 경우 치러야 하는 경기 수는 12일 동안 무려 10경기다. 8강이나 예선을 탈락하더라도 6~8경기는 기본으로 해야 하는 일정이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학부모 사이에서 자연스레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학부모는 “추운 날씨에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하다보니 아이들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대회의 경우 참가팀이 30%나 줄어들어 우려를 사고 있다. 해마다 100개팀 이상이 금석배에 참가해왔으나 올해는 고등부와 초등부를 합쳐 70여 개팀에 불과하다. 전북팀을 빼면 그 수치는 더 줄어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꿈나무들의 등용문이었던 금석배 대회가 너무 안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거 아니냐“며 ”한번쯤 대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군산축구인들의 따가운 시선 ‘왜’ 금석배를 바라보는 군산 축구인들이 심상치 않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현 금석배의 시스템과 체제가 바뀌지 않을 경우 반대 성명서까지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군산시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故채금석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금석배대회가 군산에서 영구 개최되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그러나 영구 개최 된 의미가 점점 퇴색될 뿐 아니라 그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기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채금석 선생의 훌륭한 뜻을 계승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군산축구의 위상 및 저변확대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감을 더 이상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누구보다 금석배를 반가워해야 할 이들이 반기를 드는 이유는 뭘까. 군산시축구협회와 다수의 관계자들이 주장하는 문제점으로는 군산시가 수 억원에 달하는 예산 전액을 지원함에도 불구, 시를 비롯한 군산지역 어느 체육 단체도 공동 주최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군산시, 군산시축구협회, 군산시민체육회 등 후원사로 등록) 사실상 전라북도 축구협회가 대회를 독점하고 있다 보니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지역 체육 단체들이 외면 받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이로 인해 군산시민들의 혈세가 군산에서 사용되지 못하고 상당수 예산이 전라북도축구협회가 속한 전주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축구관계자는 “군산에서 대회가 열리는데도 지역 업체 등이 홀대받고 있다”며 “이는 전라북도 축구협회가 단독으로 주최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 아니겠냐”고 했다. 무엇보다 금석배가 군산축구 활성화는커녕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금석배 예산은 전라북도축구협회가 모두 쥐고 있기에 이 예산과 군산시축구협회가 추진하는 사업비는 별개임에도 불구 ‘하나의 축구예산’으로 인식돼 신규 사업은 물론 기존 대회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군산시축구협회 한 임원은 “금석배에 대한 어떤 권한이나 관여를 하지 않고 있음에도 단지 군산에서 열린다는 이유로 이에 따른 불편과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협회가 보고 있다”며 “금석배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군산축구와 군산시를 위해 무엇이 올바른지를 다신 한번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선우 시의원은 “예산을 지원하는 군산시조차 주관사가 아닌 후원으로 등록, 대회에 일체 관여할 수 없다는 건 한번 짚고 가야 할 문제”이라며 “금석배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호 협력이 이뤄지도록 체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