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느 횟집이나 일식집을 가도 메뉴판에 생선탕이 없는 곳은 없겠지만…. 군산 생선탕에는 다른 곳에서 쉽게 느끼질 못할 특별함이 존재한다. 한 여행 작가는 군산 생선탕을 이렇게 묘사한다. “신선한 수산물에 전라도의 양념 덕이다” “여기에 바닷가라는 외부적인 환경이 더해져 군산만의 독특한 생선탕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기자는 여기에 또 다른 요소를 하나 추가하고 싶다. 군산이 지닌 역사성 그리고 ‘쏙’ 빼 닮은 전주의 손 맛이다. 부산과 인천, 목포도 바닷가이기에 단순히 환경적인 요소만을 꺼내드는 것은 군산 생선탕만의 특별함을 설명하기에 뭔가 부족함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군산의 생선탕집이 수 십년간 그 명맥을 이어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인지 모른다. ◇일제강점기속에서 출발한 군산 생선탕 군산 생선탕을 말하기 위해서는 일제 강점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 만큼 군산의 생선탕은 시대적 배경을 떠안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이가 지긋한 70대 현지인들은 군산 생선탕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한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 ‘마사오’가 바닷가 근처인 옛 도심의 죽성동과 영화동 일대에서 생선을 가지고 탕을 해먹었던 것이 생선탕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 때까지만해도 군산에선 생선탕이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일제 강점기 이후에는 일본인들이 대거 몰려와 거주하기 시작했고, 특히 대마도 출신들이 많았다. 이들은 군산에 살면서 일부는 조리사, 또 다른 일부는 어부로 활동했다. 이들 조리사들이 물과 재료를 넣어 탕을 만들어 먹으면서 (생선탕이)점차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인은 가난한 탓에 일본인들이 주로 생선탕을 먹어왔다는 것이다. 광복 후 시간이 지나서는 대다수 사람들이 즐겨 찾는 생선탕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군산 생선탕은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이 역사성에 바닷가라는 환경적인 요소와 지역적인 손맛이 더해져 군산만의 특별한 생선탕을 탄생시켰다. ◇수 십년간 명맥 이어온 군산의 생선탕집 어느 음식이건 미묘한 차이가 맛을 좌지우지한다. 군산 생선탕 역시 그 미묘한 차이가 특별함을 만들어내고 있다. 적당한 양념과 채소, 그리고 손맛을 집어넣어 입에 착착 달라붙는 특유의 느낌. 텁텁함이 없으며 시원함, 순한 감칠맛이 다른 생선탕과 구분짓는 군산 생선탕만의 특별함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군산은 복탕과 물메기탕 등이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있다. 일풍식당(물메기탕)과 아복식당(복탕)등이 인터넷을 수 놓은 군산의 대표적인 생선탕집이다. 이러다보니 군산에서는 수 십년의 역사를 지닌 생선탕집도 적지 않다. 군산시에 신고(허가)된 기준으로만 보면 중앙로 3가 가시리(1971년)는 40년 역사를 훌쩍 뛰어넘었다. 영화동의 경산옥(1980)도 허가 기준연도만 따져봐도 30년 전통 명가(名家)다. 신고 이전 영업까지 감안하면 이들 생선탕집의 역사는 더욱 깊어진다. 해성식당(1980.금암동)과 세정식당(1980.죽성동), 국일식당(1980.죽성동), 유락식당(1981.금암동), 아복식당(1984.죽성동)등도 수 십년간 명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가시리 음식점측은 ‘군산 생선탕의 특별함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군산 생선탕의 가장 큰 특징은 신선한 재료와 양념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바닷가라는 환경적인 요소와 지역적인 손 맛까지 곁들여 군산만의 생선탕을 만들고 있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