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은파호수공원 수변무대. 30~40대로 보이는 남성들이 담배를 꺼내들더니 이내 하얀 연기를 내뿜었다. 이곳이 금연 구역인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인근 음료수 자판기 주변으로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어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웠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사람은 “금연지역인 줄 몰랐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비슷한 시각, 은파 호수공원 내 다른 지역도 금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시민 김모(여·42)씨는 “금연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나가는 시민 상당수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지 몰랐다는 반응이다. 점심 후 끽연을 즐기던 한 직장인은 “이곳이 왜 흡연 금지 구역이냐”며 오히려 의아스럽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이 같은 상황은 금연지역으로 지정된 월명공원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군산시가 금연구역을 늘리고 건강도시를 만들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선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 말 월명공원, 은파호수공원 및 학교절대정화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이 지정고시는 ‘군산시 금연환경조성 및 간접흡연 피해방지를 위한 조례’ 제5조의 규정에 따라 깨끗하고 건강한 시민 휴식 공간 조성 및 담배연기에 취약한 학생과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이에 시보건소는 설문조사 결과 순위에 따라 ▲월명공원(2587,400㎡) ▲은파호수공원(2595,795㎡) ▲유치원 25개소 ▲초등학교 59개소 ▲중학교 19개소 ▲고등학교 12개소 ▲특수학교 1개소 총 118개소를 지정고시했다. 시는 오는 6월 30일까지 금연구역 지정 및 과태료 부과사항을 알리고 7월 1일부터는 지정지역에서 흡연시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시의 계도활동 등이 형식에 그치고 있어 금연정책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난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시는 플랜카드를 곳곳에서 게첨하며 시민들에게 금연구역을 알리고 있지만 사실상 금연에 동참 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담배연기 근절은 커녕 오히려 과태료 부과시 흡연자들과 적잖은 마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민은 "취지는 좋으나 쉽게 해결 될 것 같지 않다“며 ”홍보 및 계도 행사가 미흡한데다 은파·월명공원 등 금연구역 이라는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흡연자의 시민의식 개선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이들 지역에서 흡연이 불법이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시민 이모(여·33)씨는 “금역구역을 떠나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민건강권 신장을 위한 금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흡연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보건소 관계자는 “전단지 및 표지판 설치, 금연지도원 운영 등 통해 금연구역을 적극 알리고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시민들도 성숙한 모습으로 시의 방침에 함께 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