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이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기반시설들이 갖춰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기반시설 등이 동반되지 않으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각 지자체들이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까지 생활체육시설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하는데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명품 스포츠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군산시는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천연잔디 구장. 전국적으로도 천연잔디 구장이 단 하나도 없는 곳은 군산을 포함 몇 되지 않고 있으며 도내에서도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와 익산, 김제, 부안 등 이웃도시들도 천연잔디구장 하나 이상을 갖추고 체육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천연잔디 구장 하나 없는 군산은 향후 전국 축구대회 유치와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적어도 메인스타디움인 공설운동장만이라도 인조잔디가 아닌 천연잔디를 깔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군산에서 숙박을 해결하던 일본 가시와레이솔팀이 공설운동장을 훈련구장으로 사용하려고 했다가 인조구장이라는 이유난색을 표했다. 또한 프로축구 울산현대 구단 측이 전북 현대와의 원정경기를 군산에서 하자고 제안해 왔으나 이 역시 인조구장 이유로 결국 현대 더비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금석배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학부모들 역시 주경기장에 천연잔디로 돼 있지 않은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한 선수 학부모는 “(공설운동장에 대해)전반적으로 시설이 낡은데다 천연잔디도 깔려있지 않아 선수들이 부상당할 위험이 크다”며 “전국에서도 이런 시설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상당수 지자체들의 주경기장과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이 같은 열악한 시설에 프로경기(축구)는 물론 전지훈련 팀 유치도 사실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산시는 천연잔디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예산 및 관리 문제 등으로 선뜻 추진을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설운동장 잔디 교체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 조성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체육인들은 “전국단위 체육행사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천연 잔디구장 등 추가 전문체육시설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용희 군산시축구협회장은 “천연잔디 구장의 시급성은 이제 축구팬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군산시가 문제인식을 같이해 적극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80년대 신축된 공설운동장은 현재 인조잔디를 비롯해 관중석이나 각종 부대시설들이 낡아 이용객들의 큰 불편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