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 출신 조계현 단장 역할 주목…지역사회 내심 기대 프로야구의 역사에 길이 남을 레전드 팀을 꼽으라면 단연 해태 타이거즈다. 지난 1982년 1월 30일 광주와 전북, 전남 등을 연고지로 창단한 해태는 숱한 스타를 배출하는 동시에 역대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기록되고 있다. 해태는 단순한 야구팀을 넘어 호남의 자존심이자 정체성을 대변한다. 쌍방울 레이더스(1990~1999년)가 잠시 전북 연고지(쌍방울이 해태로부터 연고지 구입)를 사용하긴 했지만 군산과 전북은 원래 ‘해태의 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특히 과거 KKK포로 불리웠던 김준환·김봉연·김성한을 비롯한 상당수의 해태 멤버들이 군산상고 출신이었던 만큼 군산 팬들의 애향심도 누구보다 컸던 게 사실이다. 해태 타이거즈를 기아자동차가 인수해 2001년 8월부터 KIA 타이거즈로 전환된 후에도 이 같은 (지역)팬들의 사랑과 응원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군산상고 연고지명이 NC다이노스로 넘어간 상태지만 처음부터 함께했던 타이거즈를 그리워하는 팬들은 여전히 많다. ‘KIA 구단은 도민들의 일편단심(一片丹心)을 언제쯤 알아줄까’ 군산에서 프로야구 기아 경기를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일고 있지만 매번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4년째 개점휴업(開店休業)이다. 시는 그 동안 예산까지 책정하며 프로야구 유치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KIA 구단 측에서 번번이 손사래를 쳤다. 군산 팬들의 열기는 인정하지만 장시간의 이동에 따른 피로와 지난 2014년 ‘광주-기아 챔피언스’ 구장이 새로 개장하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군산상고가 NC의 1차 지명 대상학교로 결정되면서 오랫동안 이어진 인연마저 끊어졌다. 결국 군산프로야구 경기는 지난 2013년 끝으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 야구팬은 “군산의 야구 열기는 어느 도시 못지않게 뜨겁다”며 “팬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예전처럼 KIA경기를 재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조계현(53) 수석코치가 KIA 타이거즈 신임단장으로 임명되면서 향후 군산경기 유치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되고 있다. 조계현 단장은 군산상고와 연세대를 거쳐 1989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은퇴 후 수석코치 등을 거쳐 구단을 이끄는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아무래도 군산상고 출신인데다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기아 군산경기 유치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구팬 김모(42·나운동)씨는 “물론 어려움은 있겠지만 군산출신이 단장에 오른 만큼 구단을 적극적으로 움직여줬으면 좋겠다”며 “한화 이글스처럼 기아도 제 2의 홈경기를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군산야구협회 한 관계자는 “NC가 군산상고 지명권이 있다고 하나 여전히 지역에선 전통적으로 해태와 KIA 타이거즈 팬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야구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기아 경기가 전북에서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장이 모든 결정권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일단 지역사회의 바램 등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당장을 아니더라도 향후 몇 년 안에 군산경기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덧붙였다. 10구단 운영으로 각 팀 경기 수도 늘어난 상황에서 KIA구단이 군산과 전북 팬들을 위해 만족스러운 결정을 내려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조계현 단장은 오는 20일 군산시를 방문해 야구 관계자 등과 만남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