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은 본래 자연벽에서 정상으로 등정하기 위한 한 수단으로서 시작됐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등정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등반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는 사조가 싹 트면서 암벽등반은 이전과는 다른 하나의 독립적인 장르로서 자리 잡게 됐다.
하지만 암벽등반 기술이 발전해도 공간적인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대중화가 어려웠기에 클라이머들은 자연암벽과 비슷한 인공 암벽을 만들어 그 제약을 탈피하려했다.
우리나라 근대적인 암벽등반의 시작은 일제 강점기시기로, 1945년에 조선산악회가 만들어지고 1948년에는 한국산악회로 이름을 바꾸며 틀을 잡아가고 있었지만 한국전쟁으로 인해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대한산악회의 노력으로 많은 루트가 개척되기 시작하면서 활력을 되찾았다. 70년대에는 체계적으로 등반을 교육하는 등산학교와 연맹이 생기기 시작, 80년대 후반부터 장비가 대중화되고, 90년대에 인공암벽이 만들어지고 2003년에 이르러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며 선수, 관중, 경기규칙, 시합장을 갖춘 명실상부한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았다.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됨에 따라 시는 여러 암벽등반 동아리와 클라이밍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을 위해 당시 사업비 3억 7,600만원을 투자해 클라이밍 시설을 2003년에 완공했다.
인공암벽이 설비된 후 초창기에는 호기심과 관심에 끌린 많은 군산 시민들이 이를 체험하기 위해 이용했었지만 다칠 수 있다는 위험성, 주위 건강․체육시설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는 점, 잘 모르는 것에 대한 거부심리 등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시설 이용자수가 해가 지날수록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는 군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2003년에 스포츠 클라이밍이 전국체전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해가 지날수록 사람들의 관심과 국가적 지원 또한 줄어들고 대한산악연맹에 등록된 선수의 수 또한 줄어들고 있어 악순환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다른 시에서는 스포츠 클라이밍을 대중화 및 활성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시설관리공단은 전문강사가 매주 스포츠클라이밍 교육 프로그램을 소흘생활체육공원에서 진행해 1기 수료식 기념 및 2기 멤버를 모집, 클라이밍 동호회 임원을 선출하고 홍보하는 등 클라이밍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군산시에서도 스포츠 클라이밍 활성화를 위해 2014년에서부터 2017년까지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클라이밍 체험을 위해 안전장비를 제공하며 교육을 진행했지만 지난해 시설 노후화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4월 이후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시설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시는 리모델링 공사 이후 기존에 진행하던 안전장비 제공 및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교육 프로그램은 다시 재개할 예정이지만 기타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지원이나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진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비용으로 4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예정이지만 클라이밍 활성화를 위한 포천시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클라이밍 선수 감소추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구체적인 지원과 활성화 프로그램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리모델링에 들어간 비용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군산의 한 산악동호인은 “클라이밍이 전국체전 선수등록 인원이 30위쯤에 위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지원 시스템과 일반인 대회 유치 등을 통해 다시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