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자’ 각오로 경기서 모든 것 쏟아 부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자유형 74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박장순 선수처럼 되고 싶어요.” 순진무구하게만 보이던 한 소년은 레슬링 이야기 할 때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어리다면 어린, 16살의 최차빈 선수(F92kg)는 ‘제50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겸 제47회 대통령기 전국시도대항레슬링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얻었다.
그는 ‘포기하지 말자’라는 각오를 다잡고 지난달 27일 전국소년체전 남자 중등부 자유형 92㎏ 결승에서 2번의 엉치걸이(상대방의 목과 팔을 잡고 엉덩이의 엉치 부분을 상대의 몸 쪽으로 걸어서 넘기는 기술)를 통한 큰 점수 확보로 전주동중학교 김태범 선수를 10대 4로 가뿐히 제압했다.
이로써 그의 모교, 군산산북중학교(교장 서정배) 레슬링부(감독교사 김종호․코치 김민규)는 지난 2002년 김지훈 선수 이후 ‘19년 만에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 획득’이라는 기쁨을 안았다.
최차빈 선수는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레슬링을 시작했지만, 회장기 대회 동메달과 KBS배 대회 은메달에 이어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전국소년체전에서 그동안 제가 연습했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 했고, 이는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동기와 후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미소 지었다.
최 선수가 좋은 성과를 얻기까지는 산북중 레슬링부의 공이 현저하게 크다. 현재도 김종호 감독교사와 김민규 코치의 지도하에 최 선수를 포함한 6명의 선수들은 뜨거운 여름 햇살보다 더 뜨겁게 맹훈련을 하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운동부지도자인 김 코치는 훈련할 때 ‘목표의식’을 뚜렷하게 심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선수들에게 ‘인성’을 강조하며, 메달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라고 가르치고 있다.
김종호 감독교사는 “차빈이의 경우, 군산남중학교 체육선생님의 추천으로 중학교 2학년 말 체육특기자로 전학을 오게 됐다”며 “심폐지구력 등 기초근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라고 밝혔다.
이어 “대회가 없는 평상시에도 개인훈련을 하며 기술 습득과 기량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운동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학업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차빈이는 늦게 시작한 만큼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경험상의 부재가 크겠지만, 그만큼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 “차빈이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매 경기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고, 앞으로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미래의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보조자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9년 재창단된 산북중 레슬링부는 ▲제47회 전국소년체전 은메달 1개․동메달 1개 ▲제48회 전국소년체전 동메달 1개 ▲제28회 회장기전국레슬링대회 은메달 1개․동메달 1개 ▲제43회 KBS배전국레슬링대회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동메달 1개 ▲제12회 전국레슬링종합선수권대회 은메달 1개․동메달 1개 등 많은 메달을 획득하며 전국에서도 인정받는 학교로 성장하고 있다.<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