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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경제인展-근대산업의 거인들’-⑥끝- 선구안으로 일궈낸 고판남 회장의 ‘한국합판’

손대는 사업마다 승승장구…사업계의 ‘미다스의 손’ 입증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9-02-15 11:20:56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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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을 넓고 얇게 깎은 단판을 섬유방향이 서로 직교되도록 접착제조한 목질인 합판은 천연소재로서 절삭, 굽힘, 접합 등 가공성이 뛰어나고 미관 및 감촉성이 뛰어나 과거부터 현대까지 건축용, 가구, 운동구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합판제조산업은 1936년 조선목재공업을 효시로 출발해 해방 후 청구목재(1946), 광명목재(1946) 등 대량 생산체제를 갖춘 공장들이 가동됨에 따라 조금씩 조명되기 시작했다. 6․25전쟁 이후 전후복구사업이 활발히 전개됨에 따라 건설용 자재 수요가 폭등했고 이에 합판을 대량생산하며 본격적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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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합판제조산업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인 경암 고판남 회장(1912~1998)은 군산시 성산면 출신으로 부친 고채호 씨와 모친 김여아 씨 사이 2남1녀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를 마치고 화강상사에 취업해 이후 1941년 29세에는 본인의 첫 사업인 삼남정미소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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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후인 1946년에는 청구목재를 사들여 대표로 지내며 회사를 확장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1953년 성냥 공장인 배달 산업을 인수했다.하지만 1960년대에 이르러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던 합판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한 고 회장은 1962년에 회사 업종을 합판 제조업으로 전환해 경암동에 ‘한국 합판’을 설립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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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저소득→저저축→저투자→저소득’이라는 경제적 악순환을 끊고 산업 불균형적 성장 억제 및 공업화 기반 구축을 통한 자립경제 형성을 목표로 한 경제개발 정책(박정희)이 실시되는 와중, 합판이 수출 특화 산업으로 지정되며 국내 합판 산업은 연평균 30% 이상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고 회장은 1968년에는 만경강 하구 간척산업을 통해 180만평, 길이 5km에 달하는 염전을 일궈내고 이후 1973년 삼성을 제치고 경영난을 겪던 고려제지를 인수해 전국 최고의 신문용지 업체가 되는 세대제지를 탄생시키는 등 손대는 사업마다 대박을 터트리며 사업계의 ‘미다스의 손’임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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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84년까지 ‘한국합판’은 한해 수출액 30억불을 돌파하는 등 초활황 경기를 구가했다. 당시 ‘한국합판’은 사원만 2천여 명이 넘었으며, 군산경제 활성화 뿐 만 아니라 ‘한국합판’입사를 희망하는 전북지역의 꿈 많은 젊은이들을 대거 고용해 지역의 고용창출에도 큰 기여를 했다.


이외에도 고 회장은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1975년 개정간호대학과 군산제일 중·고등학교를 인수하고 세대 문화 재단을 설립해 장학금을 수여하며 지역꿈나무인 학생들이 꿈의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하는 나침판 역할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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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85년 이후 합판 산업이 사양화의 길에 들어서자 한국합판과 세대제지를 합병해 세풍제지를 설립한다. 이후 신문 용지 사업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사세를 확장시켜 세풍 그룹으로 발전시켰으나 1990년대에 제지 부문을 제외 하고는 별다른 흑자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결국 IMF 구제 금융 체제 돌입으로 인해 회사들이 모두 파산 및 워크아웃(Workout) 상태가 되며 그룹이 공중 분해됐다.


대기업 총수이자, 1981년 제11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이자, 24년간 군산 상공 회의소 회장을 맡은 고 회장은 평소 청색 작업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정도로 검소하고 겸손한 생활을 몸소 실천하는 애향심 깊은 군산 지역의 선각자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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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규 근대역사박물관장은 이번 기획전을 준비하며 “50~60대의 근대사 산업이 만들어 놓은 경제적 기반이 있었기에 현재 경제가 있을 수 있다”며 “어느 기업이라도 영원할 순 없다. 중요한건 존재하는 동안에 사회·경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 많은 사람들이 50~60년대 근대 산업을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아쉬워 이번 기획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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