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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한국화 대중화 꿈꾸는 ‘시서화 한국화 스튜디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20-07-20 10:00:17 2020.07.20 10:00:17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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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감성 물씬…역사 간직한 공간 한 폭에 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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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생, 코로나를 뚫고 갓 졸업한 24살의 김의진 시서화 한국화 스튜디오 대표는 요즘 새로운 아이템 구상과 한국화 수업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대표는 본인만의 독창적인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너무 빨리 이뤄져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본인의 브랜드 안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설명하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시서화 한국화 스튜디오’는 지난달 개소한 수제창작플랫폼 ‘메이드마켓’ 2층에 입점했다. 메이드마켓은 청년창업자들이 직접 기획․디자인해 제작한 수제창작제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이며, 월명동(월명로 490)에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정안전부의 국가공모사업으로 추진해 조성됐다.

 또한 이곳은 지난 1930년대 지어진 근대건축물을 청년들이 새롭게 해석한 핸드메이드 특화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시간여행마을 중심에서 지역 대표 수제상품을 통해 시민, 관광객들과 소통하며 군산여행의 특별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대표 또한 스튜디오에 군산의 시화인 ‘동백꽃’을 그려 넣은 부채, 접이식 부채, 나비의 날개를 닮은 나비부채 등 한국화를 담은 명품한지부채를 전시해 마켓을 찾은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시와 글, 그림을 아우르는 시서화에 어울리는 작가가 되고 싶어 ‘시서화’로 브랜드 명칭을 짓게 됐다는 그는 그림을 그리는 걸 매우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군산 출신인 김 대표는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을 통해 한국화를 접하게 된 이후, 그 매력에 푹 빠져 전주 한국전통문화고와 원광대(미술과-한국화 전공)를 다니며 한국화를 전문적으로 배웠고, 이제는 한국화로 창업 도전에 성공했다.

 사실, 한국화를 한 문화권의 그림양식을 나타내는 동양화로 부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중국의 그림은 국화, 일본의 그림은 일화라고 불리고 있지만, 한국화는 그 이름보다 동양화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이는 일본이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말살시키기 위해 한국의 그림을 ‘동양의 그림’이라 하며, 동양화라고 부르던 시대적 배경이 한몫했다.

 일본의 탄압에서 벗어난 해방 이후 우리나라 미술계에서는 한국화가 처음 대두됐고, 본격적으로 한국화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으로 그 역사가 길지 않다.

 김 대표 또한 한국화를 배우면서 열악한 상황도 많았고, 한국화를 전공으로 진학했던 모교의 학과가 축소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에게 한국화를 알릴 필요성을 절감했다. 특히 그는 외국인보다 한국인에게 진정한 한국화란 무엇인지를 알리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로 잡았다.

 김 대표는 한국화의 매력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꼽았다. 한국화는 그림 그리는 시간에 재료 준비 시간까지, 작업시간이 서양화 등에 비해 두 배 이상 소요된다.

 요즘은 편리성을 위해 접시물감이나 튜브물감도 나와 있긴 하지만, 전통적인 재료 인 분채(가루물감), 석채(돌가루, 보석 등의 자연물감) 등을 사용하는 일이 더 많아서다. 분채와 석채는 물감을 곱게 간 뒤 접착제 ‘아교’에 개어 써야 하며, 물감이 부족해지면 재료 준비 작업을 반복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와 함께 한국화 물감의 색 명칭도 옛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빨간색은 연지와 홍매, 노란색은 황, 초록색은 초와 녹초 등 한국화 물감의 색 이름들은 어르신들의 아득한 기억을 톡톡 건드리는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하다.

 이에 김 대표는 작업공간이 위치한 월명동처럼 역사와 추억이 많은 공간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지닌 한국화를 그리고,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참 행복하다며 나아가 이런 곳곳들을 한국화로 담아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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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마켓을 운영하면서 문자와 의미를 형상화한 그림인 전통 ‘문자도’를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서 그려볼 수 있는 현대 문자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지 위에 한국화 재료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수업도 기획 중이다.

 또한 한국화 부채뿐만 아니라 손님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핸드폰․에어팟 케이스, 키링, 티셔츠 등에 한국화로 그린 군산의 명소를 담은 상품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오는 7월 21일부터 8월 16일까지, 홍익대 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의 청년 미술 축제 ‘2020 아시아프&히든아티스트 페스티벌’에 당당히 한국화 작가로 참여하고 있다.

 김의진 대표는 “혼자 작업하다보니 개인생활에 익숙해졌는데, 메이드마켓에 입점하면서 지역예술가들과 소통도 가능하고, 찾아오시는 손님 분들에게서 좋은 아이디어도 얻게 돼 이곳에 들어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작가와 한국의 미가 만난 이 곳에서 시민들이 군산에서 쉽게 배울 수 없던 새로운 취미와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또 ‘한국화’를 상품에 접목시켜 제가 느꼈던 한국화의 매력을 많은 사람이 일상 속에서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화와 관련된 시장의 규모나 다양성이 적기 때문에 앞으로 저의 브랜드를 위한 노력이 한국화를 널리 알리는 일이 되고, 군산 또한 홍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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