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족 위한 소분․소량 판매로 매출 증대
▲김보람․김종빈 군산섬김 공동대표
사시사철,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김’은 자취생은 물론 해외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는 반찬계의 잇템(it item: 꼭 있어야 하거나, 갖고 싶어 하는 아이템)이다.
1년을 꼬박 준비하는 김 양식은 보통 가을인 9월 말에서 10월에 인공적으로 김 포자를 붙여서 기르고, 11월 말부터 다음해 2월에 걸쳐 싹이 자라면 여러 번 채취해 육지에서 말려 다양한 형태로 제품화한다.
고군산군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비안도에서 바다향기가 물씬 묻어나는 생김을 만나볼 수 있다. 비안도는 섬의 모양이 마치 날아가는 기러기와 같다고 해서 비안도(飛雁島)라는 이름이 붙게 됐으며, 김 양식을 주 어업 형태로, 제철에 따라 꽃게, 갑오징어, 주꾸미, 전복, 해삼 등 다양한 어종이 잡히고 있다.
낙조 때 노을 진 하늘에 기러기가 날아가는 아름다운 형상을 볼 수 있는 비안도와 고군산군도의 엄선된 다양한 수산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비안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두 청년이 모여 건어물 브랜드 ‘군산섬김’을 만들었다.
군산섬김은 ‘섬의 김’과 ‘섬기다(Care)’,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사촌지간인 김보람․김종빈 대표는 추운 겨울, 아버지가 김 양식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 고군산군도에서 나오는 수산물이 얼마나 고된 작업을 통해 수확되는 지를 잘 알고 있다.
1년을 꼬박 준비해 겨우내 김을 채취하는 부모님과 비안도 어민들의 수고와 정성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고군산군도의 수산물 브랜딩을 통해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한 그 시작이 군산섬김이다.
특히 이들은 비안도에서 양식되는 김이 ‘서천 김’으로 둔갑돼 팔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원초 가공공장이 군산에는 없고, 충남지역에 있어 서천 김으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바꾸기 위해 두 대표는 본인들이 가진 재능으로 비안도 김을 방방곡곡에 알리고 있으며, 김보람 대표는 기획과 마케팅을, 김종빈 대표는 디자인과 사무업무를 맡고 있다.
두 대표는 먼저 친환경 에너지 기업 SK E&S의 군산을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 프로젝트 ‘로컬라이즈 군산’에 참여해 창업기초교육부터 상품성 여부, 선호도 조사 등 비안도 김의 브랜드화를 위해 창업의 기본기부터 탄탄하게 다졌다.
이후 지난해 군산에서 개최된 꽁당보리축제와 빙(氷)맥축제 참여해 시민들에게 군산섬김을 소개했으며, 핸드메이드․수공예 장터 아이디어스와 소셜커머스(SNS를 활용한 전자상거래) 쿠팡 입점, 와디즈(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펀딩 등 온라인을 통해 군산에서 생산되는 김을 전국에 홍보했다.
또한 올해 6월, 오후 3시 40분부터 4시 10분까지 30분간 GS홈쇼핑에서 군산섬김의 제품이 방송돼 큰 인기를 얻었다. 군산섬김이 TV홈쇼핑 방송시간 일부를 사회적경제기업에 할애하는 도네이션(donation) 방송에 참여한 것. 도네이션 방송은 GS홈쇼핑과 비영리공익재단 아름다운 가게, 행복나래, 사회적기업진흥원이 함께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 확대 지원을 위해 홈쇼핑 방송을 지원하는 형태다.
군산섬김 대표들은 GS홈쇼핑 방송에 입점할 수 있었던 건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에 참여한 덕분이라며, 도움을 준 최은정PL(Project Leader: 프로젝트 리더)님을 포함한 SK E&S 직원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했다.
나아가 최근 오프라인 거점 또한 마련했다. 두 대표는 이달 중순 오픈식을 갖고 손님들에게 직접 부친 ‘김전’을 제공하는 훈훈한 행사도 진행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홈테이블데코페어’에서 비안도 김을 맛본 손님들의 구매가 이어지자, 군산에서도 고객들이 김을 직접 먹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군산섬김을 상징하는 캐릭터(김꾼, 파파)와 굿즈(특정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기획 상품)를 제작해 비안도 김과 고군산군도를 홍보하는 데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군산섬김의 가장 큰 장점은 ‘맛’과 ‘포장’이다. 추운 날씨와 좋은 햇빛을 쫴야 잘 자라는 김은 청정해역 서해바다와 황금갯벌의 영양을 받아 조직이 단단해져 더 바삭하게 건조된다. 생김은 별도의 첨가물 없는 원초 자체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비릴 수 있지만, 군산섬김은 비린내가 적어서 김 고유의 향으로 즐길 수 있다.
또 보통 100장씩 판매하는 생김은 다 먹기도 전에 눅눅해지는 난감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비해 군산섬김은 20~23장으로 분할 포장해 부담 없이 필요한 만큼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군산섬김의 지퍼백 패킹은 눅눅함은 없애주고, 보관은 더욱 간편해졌다.
나아가 ‘나 홀로족’의 증가 추세로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크기의 생김을 소분․소량으로도 판매하고 있어 자취생이나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김보람․김종빈 대표는 “저희의 재능으로 군산에서 생산되는 김과 비안도, 고군산군도를 널리 알리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자랑스럽다. 또 군산섬김을 통해 주민 분들의 자부심을 높여드린 것 같아서 굉장히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기점으로 고군산군도 스토리를 개발해 생김뿐만 아니라 멸치, 꽃새우 등 섬에서 나는 싱싱한 수산물을 홍보하는 일에도 앞장설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