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지역에서 즐기는 색다른 여름휴가
코로나19 여파로 ‘달고나커피 만들기’, ‘대파 키우기’ 등 일명 ‘집콕놀이’가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여름휴가철로 접어들었는데, 언제까지 집안에서만 놀 수는 없지 않은가? 이에 본지 기자는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내가 사는 군산’을 특별하게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편집자 주>
군산문화협동조합 로컬아이(이사장 박형철)는 올해 4월 지역캐릭터 ‘먹방이와 친구들’을 소재로 한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스탬프 투어 앱을 정식 출시했다.
많은 관광객이 참여하고 있는 기존 스탬프 투어를 AR로 업그레이드한 이 앱은 짬뽕특화거리를 비롯한 근대역사지구 내 주요관광지와 지역 대표 맛집들이 표기돼 있으며, 먹방이와 친구들을 활용한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또 짬뽕특화거리를 방문하는 미션을 수행할 경우 ‘군산짬뽕라면’을, 근대역사지구 내 주요관광지 스탬프를 획득할 경우 군산찰보리로 만든 ‘군산먹빵’이 상품으로 지급된다.
◇투어 시작, 군산짬뽕특화거리
지난 주말, 코로나 때문인지, 장마 때문인지 관광객은 많지 않아 보였다. AR스탬프 투어 앱을 통해 해결할 미션은 모두 3가지. 먼저 리뷰를 통해 가장 쉽다고 들었던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군산짬뽕특화거리에 방문했다.
‘빈해원’, ‘장미관’, ‘군산점보짬뽕’, ‘홍영장’과 같이 군산짬뽕특화거리 맛집을 지나가기만 해도 홍합, 고추, 찰보리 등 짬뽕재료 아이템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에서 만든 짬뽕조형물에 시선을 한 번 뺏기고, 맛집에서 흘러나오는 냄새에 발걸음을 두 번 멈췄던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유명관광지 방문 미션
군산근대역사지구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원도심 일원 근대건축물들을 보수․복원해 근대역사문화를 새롭게 조명한 근대역사체험공간으로, 근대역사박물관 및 동국사, 신흥동 일본식가옥 등이 연계된 새로운 관광루트다.
기자는 이곳들을 돌아보며 일제강점기 참혹한 수탈이 할퀴고 간 군산을 다시 한 번 느껴봤다. 일제가 전라도 곡창지역에서 수탈한 쌀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 설치한 항만시설 ‘내항뜬다리 부두(부잔교)’와 현재 사찰로서 기능하고 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 ‘동국사’ 등 10여 곳을 탐방하며 아프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역사를 배웠다.
약 1시간 동안 근대역사지구를 돌고 나니 스탬프 획득은 순식간이었지만, 군산항쟁관, 근대미술관, 근대건축관 등 몇 곳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내부로 들어가지 못한 것이 꽤나 아쉬웠다.
◇투어의 끝, 인문학창고 정담
투어 중간 중간, 지도에 나타난 캐릭터(먹방이 친구들)를 수집하는 것도 하나의 큰 재미였다. AR화면에 등장한 캐릭터를 누른 뒤, 캐릭터에게 보유한 먹빵을 던진다. 캐릭터에 먹빵이 닿으면 캐릭터 수집 완료. 게임을 잘 못하는 기자도 캐릭터 수집 미션을 쉽게(?) 해결했다.
이처럼 3가지 미션을 마무리하고 도착한 곳은 상품 수령 장소인 ‘인문학창고 정담’. 직원에게 미션을 통해 획득한 쿠폰들을 보여주자 군산짬뽕라면 1봉지와 먹빵 3개를 받을 수 있었다.
먹빵이 익어가는 동안 옛 군산세관 창고이자 111년의 역사를 지닌 건축물 정담을 둘러보고, AR 속 먹방이와 사진도 한 컷 남겼다. 수집된 캐릭터와 AR포토를 찍는 것도 이 투어의 생소한 묘미다.
투어를 마치고 아쉬운 점을 꼽자면 근대역사지구 내에 차량들이 많아 게임에 집중하다가 아찔한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 또 앱 속 지도는 확대기능이 없어 이동 시 다른 앱 지도를 이용해야한다는 것, 딱 두 가지였다.
하지만 AR로 즐기는 군산스탬프투어는 코로나로 집에만 ‘콕’ 박혀있는 시민들에게 군산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웅크렸던 몸을 풀고 밖으로 나와 우리가 사는 군산을 특별하게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