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상시 모집 중…비인기 작가와의 협업 기획
▲군산메이드마켓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이은혁 타투이스트
“인생의 3분의 1가량은 일(事)하는 시간이라 볼 수 있는데, 돈을 쫓기보다는 일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저와 같이 군산지역 청소년들 또한 성적에 맞춰 꿈을 선택하기 보다는 다양한 직업군을 체험하면서 본인이 행복할 수 있는 미래를 그리길 바랍니다.”
하고 싶은 직업이 많아 택견선수, 요리사, 비보이, 파티플래너 등 여러 직업군에 근무하다가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해서 현재는 ‘타투 그리는 일’에 정착한 29세 군산청년 이은혁 씨.
이제는 이은혁이라는 이름보다는 ‘허키’라는 필명이 익숙한 그는, 전북뿐만 아니라 강원도, 제주도에서 찾아올 정도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타투이스트다.
사실 이 씨가 수많은 직업군 중 타투이스트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독특하다. 몸에 그림을 새기는 것을 싫어하던 그는 인생에서 큰 문제가 찾아오자 싫어하던 타투에 도전했다.
이 씨는 처음해본 타투를 통해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고, 다시 태어난 느낌을 받자 자신이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주고 싶어 타투이스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는 “타투라는 게 평생 몸에 남아야 하는 그림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평생 가지고 있어도 후회하지 않을 그림을 그리기 위해 타투이스트가 된 이후에도 매일같이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약 4년간 서울에서 타투이스트로 활동한 그는 1년 전 고향인 군산으로 내려와 영화동(매장)과 월명동에 위치한 메이드마켓에 자리를 잡았다. 영화동 매장에서는 타투를 그리는 작업에 몰두하며, 메이드마켓에서는 타투스티커 판매와 가죽공예를 주로 작업하고 있다.
특히 이 씨가 현재 메이드마켓에서 판매하는 타투스티커는 유일무이하다. 타투와 마찬가지로 상담을 통해 원하는 그림을 디자인해서 타투스티커를 제작해주기 때문이다.
수제 가죽제품 또한 사람들이 평생 간직하고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가죽에 새겨주는 등 한 사람만을 위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씨는 우리나라에서는 타투를 하고 싶어도 직업이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아 그런 분들을 위해 혹은 정말 남기고 싶은 것을 남길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 타투스티커와 가죽공예를 창업아이템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사실 ‘타투’에 대한 논란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타투는 바늘에 색소를 묻혀 진행하는 방식인데, 대한의사협회는 바늘 사용에 있어 피부감염과 염료 성분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자가 시술을 하게 되면 알레르기 및 부작용의 가능성이 높아져 의료법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찬반의견이 뜨겁게 충돌하고 있다. 가면 갈수록 젊은 세대의 타투시술 증가와 100만 타투시대라 불릴 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타투가 불법인 것이 사회의 통념상 맞지 않다는 이유다.
최근 타투이스트 노동조합 ‘타투유니온’이 설립돼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 합법화에 중점을 두고, 현 상황에 맞게 변형한 외국의 타투 관련 제도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나아가 조합은 타투이스트와 소비자의 안전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타투샵에서 준수해야 하는 법이나 규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이 씨는 “우리나라만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타투를 불법으로 지정하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해외에서는 타투이스트를 ‘아티스트’로 존중하고 있고, 심지어 세계 타투시장을 휩쓸고 있는 타투이스트는 ‘한국인’이 대다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타투를 새길 때 고객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며, 최대한 신중하고 안전하게 작업하고 있다. 또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에게 타투를 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 씨는 군산시와 군산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지역 내 실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성년자는 왜 타투를 절대 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한 특강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씨는 이밖에도 비인기 작가들의 그림을 타투스티커로 제작하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의 작품을 타투스티커로 제작해 온․오프라인 판매까지 진행, 재능이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도와줌으로써,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침체된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또한 그는 타투를 배우고 싶은 전북지역 수강생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실제 그는 이 강좌를 통해 3명의 후배 타투이스트를 양성했다.
이은혁 타투이스트는 “타투도 결국 그림을 그리는 일로, 그동안 작품 전시를 비롯해 브랜드 로고 디자인, 심지어 유명브랜드와 협업까지 작가로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 이를 통해 저는 제 자신을 기술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작가로 표현하고 싶다”고 바랐다.
덧붙여 그는 “수제창작플랫폼 메이드마켓 입점을 통해 군산시와 청년뜰의 지원으로 작가 생활에서 벗어나 ‘소울잉크타투’를 브랜드화 하는 시작단계를 거치고 있다”며 “저를 비롯한 메이드마켓 입점자들이 이곳에서 활동하면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사람을 위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정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타투의 세계에 대해 배울 것이며,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을 전문적으로 알려줄 수 있도록 저를 발전시키는 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은혁 타투이스트에게 타투를 배우길 희망하는 사람들은 인스타그램(hirky_tattooer)으로 수강 문의를 하면 된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