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民)주도형 캐릭터 개발 통해 문화관광산업 발전 도모
<지역캐릭터 ‘먹방이와 친구들’을 자체 개발해 군산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군산문화협동조합 로컬아이 박형철 이사장(47)이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제3기 지역혁신가로 선정됐다. 이에 본지는 박 이사장을 만나 지역혁신가로 선정된 소감과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역혁신가 선정, 축하드립니다.
이번 지역혁신가 선정은 조합을 결성한 후, 우리나라 최초의 민(民)중심의 지역캐릭터를 자체 개발하고 이를 지역 소상공인에게 무료로 제공해 공유경제 실천과 골목상권 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또 군산대학교 인문산학협력센터와 협력해 옛 군산세관 창고를 문화예술플랫폼으로 재구성하고 인문학콘서트 등 다채로운 무료 행사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며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이끈 점도 주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캐릭터를 자체 개발하게 된 계기
지난 2016년 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군산경제에 위기가 닥쳐왔습니다. 이에 뜻 있는 시민들을 모아 시민의 힘으로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때 주목했던 사례가 일본 구마모토현의 ‘구마몬’이라는 캐릭터였습니다. 2000년대 초반 규슈지방에 고속철이 생기면서 무정차 도시로 전락한 구마모토현은 지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캐릭터 구마몬을 개발했습니다.
구마모토현의 어엿한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은 구마몬은 지난해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제는 구마몬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구마모토현은 고속철의 정차역으로 성장했습니다.
저는 캐릭터로 도시를 바꾼 구마모토현의 사례를 군산에도 접목해 ‘콘텐츠로 지역의 미래를 열어보자’는 각오로 지역캐릭터 ‘먹방이와 친구들’을 자체 개발했습니다.
◇관광 활성화 위해 진행했던 일은
대기업의 철수로 더욱 주목을 받게 된 것이 문화관광산업입니다. 실제로 레트로의 열풍과 근대문화도시의 재탄생으로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의 부족은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먹방이와 친구들’을 개발하고 먼저 시작한 것이 지역 소상공인들에 대한 ‘저작권 공유’였습니다. 이로써 지역 소상공인들은 캐릭터 관련 관광상품을 제작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했으며,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군산찰보리로 만든 ‘먹빵’처럼 캐릭터와 지역 농산물을 접목한 먹거리 상품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군산으로 가요, 먹방이체조)와 애니메이션(먹방이와 친구들과 떠나는 군산시간여행)의 제작․보급 등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도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2018년 ‘캐릭터를 보면 노선이 보인다’라는 주제로 혁신리빙랩사업에 선정, 코레일과 협약을 맺고 근대순환버스사업을 진행해 관광인프라 개선이 미치는 관광객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으며, 최근 ‘AR로 떠나는 군산스탬프투어’ 앱을 개발해 코로나19에 대응한 비대면 관광서비스 시스템 또한 구축했습니다.
◇인문학창고<정담>은 어떤 공간인지
‘인문학창고<정담>X카페<먹방이와 친구들>은 문화복합공간이자, 캐릭터 ‘먹방이와 친구들’의 거점공간입니다. 2018년 12월, 관세청의 경쟁 입찰을 통해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고, 1908년 붉은 벽돌로 지어진 문화유산이 인문학과 지역콘텐츠가 함께 하는 문화예술플랫폼으로 태어났습니다.
이로써 유휴공간이었던 옛 군산세관 창고가 110년 만에 시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재탄생됐으며, 이곳은 지역캐릭터 사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일체의 공적자금 투입 없이 시민들의 힘으로 구축됐습니다.
현재 군산대 인문산학협력센터에서 ‘정담(情談)52’이라는 인문학프로그램을 마련해 지난해 50여 차례에 가까운 문화예술공연과 인문학콘서트를 진행했으며, 로컬아이에서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곳, 관광객들에게 기억하는 곳’의 콘셉트 아래 음악회, 뮤지컬, 시민 연주회와 전시회 등 지난해 기준 약 30여 차례의 행사를 치러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새로운 길은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그 길을 걷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이 그 길을 걷기 시작했을 때 진정한 ‘길’이 만들어집니다. ‘혁신’이란 바로 이러한 ‘길’을 걷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민(民)주도형 지역캐릭터 사업을 시작했을 때 이를 혁신과제라 생각했지만, 대부분은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바라보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혁신은 진심에서 시작되고 인정받을 때 동력을 얻게 됩니다. 가능성에 그쳤던 먹방이와 친구들이 균형발전위의 지역혁신가 우수사례로 선정됨으로써, 가능성을 넘어 실현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고 봅니다.
새 동력에 힘입어 먹방이와 친구들이 지역 문화관광산업의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 잡아 일본 구마모토의 구마몬처럼 지역을 일으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먹방이와 친구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