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 상점․업체의 물품 판매 공간 제공
“투명한 유리창에 비치는 고양이가 저를 ‘야옹’하고 부르는 것 같아 냉큼 들어가 사진전을 관람했습니다. 군산에서 화살을 맞은 길고양이 ‘모시’가 발견됐다는 사건 이후, 길고양이에 관심을 갖게 된 저는 이 사진전을 통해 군산에 많은 길고양이가 있으며, 이들에게 애정을 쏟는 시민들도 많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계속 들여다보면서 시민들의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주적관람이 준비한 ‘우리동네 길고양이 사진전’을 관람한 한 시민의 말이다.
지난해 청명한 가을 날씨 아래 자주적관람(대표 최정은)은 ‘우리동네 길고양이 사진전’을 열어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최정은 자주적관람 대표는 이 사진전을 통해 나온 전시사진굿즈 판매금 전액과 반려견․반려묘 비누를 군산 유기동물보호소에 기부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자주적관람은 ‘군산시민참여 지역전시관’의 특징을 가지며, 원도심(구영5길21-4)에 위치해있다. 아울러 군산시민의 취미, 문화생활을 응원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자주적관람의 명칭에는 ‘자주적․자율적․자발적으로 예술․문화활동을 하자!’는 의미가 담겨있으며,
특히 최 대표는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전시를 기획하며 직접 참여해보는 경험을 주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이곳에서는 ‘임명순 작가 개인전’과 ‘우리동네 길고양이 사진전’, 두 번의 전시가 진행됐다. 두 번의 전시 이후 코로나19의 여파로 다른 전시들은 모두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임명순 작가 개인전’은 아마추어 유화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임명순 작가는 이 개인전을 경력으로 예술인협회에 입회할 수 있었고, 이제는 정식작가가 됐다. 최 대표와 임 작가 서로에게 첫 전시이자 필요한 전시였기에 최 대표는 앞으로도 개인전이 필요한 작가들을 모집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전시는 ‘우리동네 길고양이 사진전’으로 기획전이다. 군산시민이 응모해준 길고양이 사진과 각각의 스토리를 받았고, 월명동 청년업체 ‘월명스튜디오’의 협조를 통해 전시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타 지역으로 나갔다가 군산으로 돌아온 U턴 세대다. 그는 이제 군산에서 창업 10년차가 됐으며, 군산에 깊게 뿌리내린 군산시민이 다 됐다고 전했다.
자주적관람을 운영하기 이전에 최 대표는 원도심의 5평의 작은 공간에서 2013년부터 7년간 캔들공방 ‘아프리카박스’를 운영했다. 그 때는 요즘보다 공방이 인기가 없었고, 처음에는 SNS홍보도 활성화 되지 않았다.
그는 눈에 띄지 않는 원도심에 자리하다 보니 다양한 판매루트나 홍보가 필요했으며, 7년 동안 알게 된 많은 지역상점이 문을 열고 닫은 것도 마음이 아팠을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들을 모아서 판매할 수 있는 편집샵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끝에 자주적관람에서 ‘함께하는 지역상점 지역청년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함께하는 지역상점 지역청년들’ 프로젝트는 자주적관람에 군산지역 상점과 업체들의 물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올해는 옷가게 오디너리, 유리공예공방 빼다지, 디자인회사 뜨레, 박소연 작가의 일러스트가 들어간 디자인상품, 군산셀프여행패키지를 파는 리멤버 군산이 함께 한다.
최 대표는 군산이 고용위기지역인 만큼 청년들의 일자리도 부족하고 즐길 거리, 볼거리 등 문화예술 인프라도 아주 많이 부족한 현실이며 그 역시 이러한 점들로 인해 군산에 있어야하는 이유를 계속해서 고민했다.
하지만 SK의 ‘로컬라이즈 군산’프로젝트나 청년뜰, 군산시의 청년창업지원사업 등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군산청년의 손실을 막으려고 다 같이 힘쓰고 있다. 이에 그는 이와 함께 하는 청년업체들이 많이 생기고, 잘 해 나간다면 청년들이 군산에 남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은 대표는 올해 전시진행과 체험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자신이 하던 분야(캔들․방향제․비누)의 대면&비대면체험상품 개발을 진행해 오는 2월 중 출시, 안정적으로 납품하고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2021년의 자주적관람은 지역공방들을 찾아다니며 전시작가를 확보해 지속적으로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자주적관람이 이로운 활동을 하는 문화공간으로 인식되고, 계속 찾고 싶은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다. 관심이 많아질수록 이로운 활동과 캠페인들은 활성화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최 대표의 바람처럼 자주적관람이 군산에서 이로운 활동에 앞장서는 공간이 되고,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상점, 청년들과 계속해서 함께 하길 기대해본다.<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