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화 대표 “자생적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노력”
▲김순화 한지모던아트협동조합 대표
“한지는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지등을 켜고 있으면 형광등이나 LED등과 다르게 분위기가 은은해지고 눈도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A4용지 같은 일반종이가 ‘차가운 도시처녀’라면, 한지는 ‘따뜻한 시골처녀’랄까요.” 27년간 군산에서 한지공예를 다뤄오며 한지모던아트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김순화(61)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여성취업인식전환교육 예술체험사업을 통해 만난 군산시민, 다문화인들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한지모던아트협동조합을 탄생시켰다.
현재는 여러 요인들로 인해 조합에서 다문화인들은 거의 사라졌지만, 대신 10명의 조합원들이 김 대표와 함께 조합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오늘도 함께 뛰고 있다.
한지모던아트협동조합은 조합 명칭부터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우선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문화유산인 한지는 소비가 많이 줄자 생산도 현저히 줄어 재료 구하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이에 조합은 한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켜 우수한 우리나라 한지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일례로 그는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에 참가할 당시를 떠올렸다. 2016년 핸드메이드페어에 참가할 당시만 해도 한지공예를 선보인 팀은 10팀이었지만, 2017년에는 3팀, 그 뒤로는 1팀밖에 남지 않아 한지공예를, 그리고 한지로 예술을 행하는 팀은 점차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문화유산인 한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조합은 전통한지를 주재료로 상품 개발과 예술교육, 공익사업, 전시 등의 다양한 활동을 매년마다 진행하고 있다.
조합은 생성 초기인 2015년부터 현재까지 교육복지 누리빛 마을축제 예술체험사업(군산교육청),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전북문화관광재단), 행복한 지역공동체 봉사동아리 사업 한지공예 교육봉사(군산시자원봉사센터) 등 많은 기관․단체의 사업에 참여해 한지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2017년, 근대역사박물관에서 ‘그때 그 시절, 그 사람’이라는 주제로 ‘닥종이 공예전’을 개최했으며, 이 때 ‘군산세관’, ‘소녀’, ‘인력거꾼’ 등 조합원 7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 전시회에서 조합은 군산의 근대역사와 문화, 일제강점기 문학을 소재로 표현된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근대기 생활 모습을 쉽게 이해하고 특히, 닥종이 인형 작품들은 한지공예에 관심이 있는 관람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 큰 호응을 받았다.
아울러 지난해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지원하는 ‘2020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문화예술교육’과 군산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방과후 마을학교 지원사업’에 선정돼 군산지역 초등생들을 대상으로 한지공예와 더불어 환경교육을 진행했다.
최근 코로나19로 배달음식 포장용기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플라스틱 쓰레기가 대량으로 배출되자,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 감축하고 폐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70% 높이는 플라스틱 발생 저감대책을 수립했다.
이처럼 ‘탈(脫) 플라스틱 사회’로의 관심도가 증가하며 지구와 환경, 나아가 인간을 지키기 위한 환경문제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조합도 플라스틱과 택배박스, 현수막 등을 재활용화해 한지와 접목시켜 학생들에게 작품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업사이클링 예술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한지공예를 가르칠 뿐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환경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깨우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러한 조합의 마인드는 군산시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조합은 현재 흥남동, 장미동, 중앙동, 해신동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비를 지원받아 해신동과 흥남동에는 4~50개의 문화관광상품 및 작품을 제공하고, 중앙동에는 ‘군산 째보선창’ 키트를 제작해 아이들에게 째보선창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순화 대표는 “앞으로 한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관광상품을 제작, 소득을 창출하는 데 힘쓰겠으며, 조합이 자생적으로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버려지는 물건을 한지와 접목시켜 상품화시키는 것은 물론, 업사이클링 예술교육을 통해 환경인식 개선에 동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