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푸르다. 블루오션(blue ocean)이다. 세계문명의 발상지는 강에서 시작 바다로 이어졌다. 강 하구(河口)가 부국(富國)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상식이다. 지중해(地中海)문명이 설명한다. 군산항이 지난 한 시대에 우리나라 3대항으로 꼽혔다는 사실은 연안과 강을 통해 교역이 이뤄졌다는 점에 있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지금 재론하는 것은 침체의 길에 오른 지역에 다시 활기를 불어 넣자는 뜻에서다. 지난 60년대 초기 우리정부는 울산(蔚山)항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을 받기위해 일본의 수공학 전문가인 쓰루다 센리(鶴田千里)박사를 초청했었다. 당시 “쓰루다”박사는 한국의 모든 항만을 답사했다. 기술적인 수공개발과 미래 항만에 대한 그의 견해를 밝히며 적정한 방향을 권고하기도 했다. 군산항을 답사하면서 하구항의 공통점인 대형선박의 출입항로 확보가 어렵다고 지적, 지금의 내항은 경제성이 없다고 말했다. 고군산도 해역에(현재 새만금항 후보지)국제항 규모로 적합한 새 항만을 축조해야 미래를 향한 풍요의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울산항(蔚山港)건설은 배후에 대단위산업시설과 함께 광역도시로 변화한다는 예상을 밝혔다. 그의 예견은 적중했다. 군산을 방문했을 때 쓰루다 박사와 단독 회견의 기회를 가졌다. 그의 주장을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고군산도 해역에 파나막스(panamax:파나마운하 통과규모선박)급 선박을 수용할 능력을 갖춘 새 항만 건설을 제안해 왔다. 새만금 방조제가 축조되면서 정부가 군산 신항(新港: 새만금항)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늦게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준설이 불필요한 상시수심 20여m 이상을 유지하는 항만은 국제항으로 제대로 대형선박수용 역량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광역도시를 배후에 둔 울산은 1962년도 2개 읍(邑)과 14개 면(面)을 두었고 인구는 20만명 정도에 불과했다. 그 울산이 항만 개발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항도 군산도 그런 사례를 벤치마킹(benchmarking)해야 한다. 경제적 자원이 풍부한 항만에 대한 폭넓은 인식과 혁신적 사고(思考)로 미래를 향해 부단하게 열정을 쏟아야 할 때다. * 지역단체장의 주요 과제 * 요즈음 지역 정치인과 시민적 의지는 군산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이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어젠다(agenda)는 항만이다. 지난 6. 13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이나 당선인이나 모두 침체된 군산경제를 살리는 방향을 나름대로 공약처럼 내세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항만에 대해서는 큰 목표와 그림을 밝히는 의지의 소리가 확실하게 떠오르지 않아 안타까움이 있다. 도지사도 새만금 수준에서 크게 나가지 못한 것 같았다. 군산 경제는 전북의 미래와 괘를 함께 한다는 것은 재론하고 싶지 않다. 이제 상식이 됐다. 그렇다면 군산항만을 크게 조명하고 공항보다 선행돼야 하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마땅하다. 당연하게 항만의 물류전진기지화 등 배후산업에 대해 구체적인 새로운 프로젝트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당장 발등에 불을 꺼야 한다는 절박감을 모르는바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길은 명확하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주제를 중요시해야 마땅하다. 항도 군산은 전북과 충남 양쪽 연안 배후에 평야지대를 두고 있다. 그래서 식품산업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사례이지만 익산에 수출자유지역이 처음 지정됐을 때 국가 최고 책임자는 군산항을 보강하라고 지시했다. 그때 군산항에 개구식(開口式) 도크가 마련됐다. 지금 익산에는 식품클러스터(cluster)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연계하는 항만에 식품을 보관하고 물류기지로 활용하는 상온(常溫)창고를 건설하는 방안(민자포함)도 검토해야 한다. 고민의 과제를 풀어 가는데 최선을 다할 때다. 1962년 우주비행궤도를 돌은 최초의 비행사 미국인 글렌 중령은 첫 소리로 지구는 푸르다고 했다. 71%가 바다이기에 푸르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구(地球)를 수구(水球)라고 표현하자는 말도 나왔다. 경제자원의 보고인 항만(港灣)에 대해 눈을 크게 뜨고 밝게 조명해 보며 끌어 안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