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세상 모든 게 기적이라고 믿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적이란 없다고 믿는 것이다. 이 둘은 어느 게 맞고 틀리느냐 혹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의 문제인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혁신은 아주 오랜 기간 서서히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나 정치의 요체는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군산의 미래가 새롭게 선출직을 맡은 분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막막한 시민들에게 일자리와 소득으로 희망을 돌려주는 일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지난 7월 태국에 들려온 최고의 낭보, 만약 13명의 태국 소년과 코치가 동굴에서 서로 편을 갈라 싸웠다면 어찌 됐을까. 소년들이 리더인 코치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했더라면 어찌 됐을까. 코치가 우리나라 세월호의 선장처럼 자기 먼저 살겠다고 발버둥 쳤더라면 어찌 됐을까. 언론의 취재 경쟁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면, 정부가 생색내기에 급급했다면 등등,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어긋났다면 상황은 비극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캄캄한 동굴에 조난당한 그들은 뭘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았다. 25세 엑까쁜찬따윙 코치는 리더로서 먹을 것을 양보했고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다독였다. 동굴에선 고인 물을 먹지 말고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을 먹어야 한다는 과학적 상식도 있었다. 10대 축구부원 12명은 코치 말을 정확히 따랐다. 서로의 눈을 보며 격려했고 함께 살 것을 다짐했다. 그 결과 13명의 아이들과 코치는 동굴에 갇힌 지 17일 만에 모두 구조됐다. 세상 사람들은 ‘동굴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제자리에서 각자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한 결과였다. 신이 내린 기적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업적이었다. 군산시장, 시의회 의원, 도의회 의원, 그리고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군산시민들 이처럼 우리 주변엔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것을 갖고 있고 더 현명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태국 동굴 현장에서 사람들이 보여줬던 삶의 지혜를 목격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지식을 더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태국에서 들려온 낭보를 보며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는 책에서 대통령이 진정 경계해야 할 것이 ‘정보왜곡’이라며 ‘특히 민정 라인이 측근이나 친인척과 선배, 후배 혹은 형님 동생하며 한통속이 되어 돌아가기 시작하는 순간 대통령의 비극적 운명은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