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을 다하면 결실은 어김없이 안겨진다. 군산경제가 신음소리내기 조차 힘에 겨울 만큼 깊은 늪에 빠져있다는 말로 표현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시민적 결의는 꺾이지 않았다.
모든 악재가 쏟아져 나온 판도라(pandora)의 상자에도 희망은 남아있다. 이제 희망의 상자를 힘껏 열어야 할 때다. 최저의 상태는 다시 올라가야 하는 최고를 향해 가는 길이기도 하다.
인구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반면 군산시 자동차 등록 대수는 증가했다. 그것은 도시의 가능성을 표출한 단면이라고 인식한다. 지금의 상황이 어렵지만 할 일이 많은 과제들이 앞에 가로 놓여 있다.
요즈음 구매력이 상승하는 기류가 확실해지고 있다. 군산시가 발행한 상품권화폐의 영향력이 작용하면서 골목 상가의 매상이 천천히 기운을 찾아간다는 얘기다. 힘을 얻어 가면 회복세가 분명해진다.
공업단지는 새로운 강소기업육성에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실현을 향해 전략의 프레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희망은 눈앞에 있다. 군산은 저력이 잠재한 항구도시다.
지난 70여년의 군산 자취를 돌이켜보면 갖가지 시련과 고민을 하면서도 극복해낸 사례가 허다하다. 한때 불 꺼진 항구라는 말이 나올 만큼 외항선 출입이 급격하게 감소했을 시기에는 정부도입화물을 유치했었다. 또한 합판제조용 원목(原木)수입항으로 항만을 활용하며 다른 도시의 선망도 받았다.
하구항(河口港)이라는 나쁜 조건 때문에 수심관계로 선사(船社)들이 군산항 입항을 기피하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렇지만 정부지원에 매달려 준설(浚渫)비를 확보, 반복적으로 해결해나갔다.
군산 지역경제는 침체보다는 지난날 활기에 찾던 시기도 많았다. 전북 도시가운데 10대 지역기업이 건재했었고 군산기업체가 도내에서 열리는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비용을 조달해주는 역할까지 감당했었다.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을 열어야
지역경제의 강한 힘은 중소기업 육성에 달려있다. 공단의 기존기업들부터 지역영세업체 보호육성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의미는 내 고장 상품사주기 운동과 본질을 함께한다.
서울에 본사를 둔 군산공장들이 협력업체 선정에 지방업체를 외면하고 수도권업체를 선택하는 사례가 있다. 최근에도 ‘S’기업이 거래하던 지방영세업체들을 배제하고 외지업체에 업무를 넘기는 일이 있었다.
사소한 사례라고 방관한다면 지자체 세수도 빠져나가고 지방영세업체 경영을 고사(枯死)시키는 결과로 작용할 수도 있어 우려된다. 외지의 큰 기업이 군산에 입주하면 군산인의 공장이 되어야 한다.
지역 상공단체에도 당연히 가입하고 군산에 뿌리를 내리는 마음가짐이 소중하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의 계열공장을 군산에 유치하면서 많은 인센티브(incentive)를 제공하며 열성을 다해 왔지만 그들은 돌아갔다.
불가피한 현상이었다고 말하겠지만 문제는 지역에 뿌리를 깊게 내리겠다는 마음이 모자란데 있다고 지적된다.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각오라면 그렇게 쉽게 떠나서는 신뢰감을 갖기 어렵다.
신뢰가 증발된 거래를 이제 다시는 반복할 수 없다. 군산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강소기업들도 모여주기를 기대한다. 시정에 협력하는 고급두뇌모임의 전문가들이 정서측면까지 고려해 주기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