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 살아있는 도시는 생동하는 도시인 것이다. 문화예술은 도시의 혈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문화예술이 꿈틀거리는 도시는 그 도시인들의 정서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과연 군산은 그러한 도시라고 말 할 수 있는가. 군산은 개항한 지 120년이 넘고, 문학의 경우 조직적 문학이 싹튼지 125년이 넘는 문학사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군산문화예술인들은 둥지 하나 없는가 하면 역대 시장들은 문화예술 종합회관이 없어 예술의전당에 사무실 하나 빌려 쓰는 신세임에도 천덕꾸러기인가라는 인상을 면치 못하는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군산은 항구도시다. 항구도시는 낭만이 있고 문화가 꽃피어 있는 게 대체적이다. 다른 항구도시의 문화예술의 현주소를 답사해보면 안다. 그러나 군산은 문화예술은 있으나 둥지 없는 집시 같은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군산문화예술은 군산항의 꽃인 것이다. 또한 군산문화예술은 종래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 해왔다. 그러함에도 갈 곳 하나 없다는 타령이다. 군산문인협회의 경우 1세기를 훨씬 넘긴 군산 문학사는 일제강점기, 8.15광복, 6.25사변, 4.19혁명, 5.16군사 쿠데타, 12.6정변, 5.18광주민주화 운동 등 근현대사 질곡의 역사 속에서 수난사를 겪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도도함의 역사와 함께 군산문학사도 함께 성장해왔다. 지난 1905년 정만채 선생을 중심으로 시조 동인회가 기지개를 펴면서부터 시작된 단체는 시조시인들이 모여 들면서 사실상 오늘의 문인단체성격으로 나타나며 본격적 활동을 펴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군산에는 시조시인들의 활동이 전개되고 작품이 발표되기 시작한다. 이는 오늘의 군산문인협회의 효시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문인단체를 대표하는 사)한국문인협회가 발족하면서 전국 시․군까지의 문학단체는 이를 계기로 탄생한 문인들은 정만채 선생을 포함한 채만식 작가, 이병훈 시인, 고은 시인, 문효치 시인 등 전국을 무대로 한 작가들을 배출했는가 하면 현재도 수많은 작가들이 작품 활동에 여념이 없다.
군산에서 문화예술을 꽃피우는 작가들은 9개 단체(문학, 미술, 연극, 영화, 연예, 음악, 사진, 국악, 무용)에 1,000여 명이 조직을 바탕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에 가입하지 않고 독자적인 작가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포함하면 1,5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이 군산의 문화예술의 주인공들이다.
군산예총 문필환 사무국장은 단체별 사무실 하나 없고 작가들의 활동을 직․간접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군산예총은 예술의전당에 사무실 1칸을 빌려 쓰고 있어, 하루속히 독립된 문화예술종합회관이 마련돼 9개 단체 사무실과 공연, 전시, 예술인들의 휴게실 등 절실한 실정을 토로한다.
서예가 박춘성 작가는 문화예술인들이 갈 곳 하나 없다는 사실은 죽은 도시나 다름없다고 힐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