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한다는 소식은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4년 7개월 만에 재가동한다는 소식은 군산을 넘어 전라북도 도민 모두에게 손뼉을 치지 않을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2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장관, 고용노동부 안경덕 장관, 송하진 전북도지사, 강임준 군산시장, 현대중공업 한영석 대표이사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따른 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3년 1월부터 재가동하기로 했다.
군산과 전북으로서는 역사적인 일대 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은 물량과 경영을 들어 군산조선소를 사실상 폐쇄에 들어갔으나 재가동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은 협력사를 포함한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거나 군산을 떠나는 등 군산경제를 황폐화시켰다 할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었다.
그동안 군산시민들은 군산경제의 절벽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를 놓고 고통에 빠진 마음이었으나 지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시 더불어 민주당 신영대 후보는 당선되면 의원직을 걸고 1년 안에 재가동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당시 군산시민들은 실낱같은 희망으로 당선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이정도로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시민경제의 큰 축이라는 관점에서 희망을 가져왔다. 1년을 지키지는 못했으나 재가동이라는 약속이 지켜진 셈이 됐다.
문제는 현대중공업이 이날의 협약을 성실히 지킬 것이냐는 것이다. 이날 협약의 내용을 보면 ◆2023년 1월 군산조선소 가동 재개,◆물량 및 공정 단계적 확대◆향후 완전하고 지속적인 가동◆지속적인 가동을 위한 인력확보 등이다.
실행계획이 되면 군산조선소는 2023년 1월부터 10만 톤 규모의 블록제작을 하게 되며 이에 필요한 인력은 최소 600명에서 최대 1,000명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역적 생산유발효과는 1,989억원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봄을 맞이하면서 현대중공업의 재가동을 하게 되는 협약은 차가운 겨울을 녹이고 따뜻한 봄을 가져올 날이 머지않았다”며 “과거 5,000여명의 조선소 근로자들의 뜨거운 열기가 다시금 타오르게 됐다”고 격려를 했다.
또한 “지금은 외부환경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조선산업 생태계구축을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인 만큼 임기에 상관없이 전북도와 군산시는 조선업 생태계복원에 생산인력확보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까지 온 것은 지역의 정치권과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의 결실이라 하지만 최소한 문재인 대통령의 관심이 주효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새만금과 관련하여 지대한 관심 표명을 해오고 있는 군산이 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군산 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조선소 재가동을 현대중공업에 촉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의 협약에는 30여개의 협력업체와 3~4,000명에 이르는 근로자 문제는 어떻게 한다는 내용이 빠져있다. 이들 협력업체들은 산산 조각난 상태로 알려져 있다. 후속조치가 곧바로 따라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된 협약서는 어떠한 정치적 공약보다도 생명력 있는 소중함을 지니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이번 협약을 지키지 않을 때는 현대그룹차원의 저항이 따를 것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거리에 환호와 박수가 담긴 현수막은 도민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