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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 시대상의 시각

제7회 신민당 당사 난입사건 1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23-02-24 10:57:55 2023.02.24 10:57:55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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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신민당 당사 난입사건 1

 

투표함 호송은 신청인 측 소속 당원이 절대적이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이여서 후보님께 “제가 입당절차를 밟고 다녀오겠습니다”하고 말씀을 드렸다. 


나는 호송책임자가 되어 법원에 보전될 투표함을 군산역에서 완행열차에 싣고 서울로 갔다. 


보전업무가 마쳐진 뒤 김판술 선생의 자택인 서울 합정동으로 가서 보고 드렸다. 


김 선생은 “수고 많았다”고 격려를 하면서 “정당은 당직자도 후보가 당선이 되면 시키지 않는 일도 하지만 낙선이 되면 사람이 보이지 않아 허전함과 쓰라림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 선거결과의 모습을 설명해준다. 


나는 그러한 사실들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아무렴 정당인들이 그럴 수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6월 11일 군산 신민당 당사(옛 경찰서 앞 일본식 2층집 2층)처마 끝에는 부정선거에 사용한 밀가루 포대와 고무신을 줄줄이 매달아 놓았다. 


그런가 하면 당사 2층 한쪽 다담이 3장 넓이의 좁은 방에는 확성기를 준비해 놓았다. 이는 백효기 여사의 지시에 의한 것이다. 부정선거 규탄을 외칠 사람으로 채영수와 김철규를 지명하며 “민주공화당의 부정선거를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며 시작하라는 것이다. 


채영수(작고 당시 청년당원 제4대 전북도의원)는 나보다 선배로 당 생활을 해온 분이고 나는 처음이여서 채영수 선배부터 하라고 했다. 


경찰서 앞 광장에 사람들이 모이질 않고 그냥 지나가는 모습이다. 백효기 여사로부터 김 군이 좀 해보라는 말씀에 나는 마이크를 잡았다.

 

나는 한일협상 반대시위 때처럼 부정선거의 양태를 메모하여 밀가루 선거, 고무신 선거, 돈 선거 등을 외치며 정권타도로 몰고 갔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부정선거와 정권타도를 외치는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며 해 질 무렵에는 광장에 시민들이 운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서 앞 당사 주변 등 시민들의 동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운집에 경찰이 비상이 걸린 것이다. 


그럴수록 나와 채영수 선배는 더욱 강한 구호를 외치며 부정선거를 규탄한다. 드디어는 경찰의 작전상황이 전개된다. 


당시 군산경찰서장은 전재곤 총경이다. 전 서장의 진두지휘로 전투복 차림의 경찰들은 사다리를 타고 2층에 진입을 시도한다. 


방송실 옆의 당 사무실에서 상황을 지켜본 당원들은 경찰이 타고 오르는 사다리를 뒤로 밀어버리자 사다리가 벌러덩 뒤로 넘어갔다. 


이에 꾀를 낸 경찰은 사다리 뒷면에 줄을 매달아 잡아당기며 2층 진입이 시도돼 결국 전등불을 모두 부숴버리며 방송실을 찾고 있다.


방송실에 상황을 알리는 당원에 의해 바깥 상황을 알 수 있다. 긴급함을 알게 된 백 선생, 채영수, 나는 2층에 오르는 계단으로 황급히 당사를 벗어났다. 


두 분의 행방은 모르겠고 나는 우선 김판술 선생의 임시 처소인 만수병원으로 달려갔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죽으라고 뛰면서 구두 하나가 벗겨진 줄도 모르고 병원까지 간 것이다. 


김 선생은 지금부터 밖에는 나가지 말고 병원에 있으라는 당부다. 잊어버린 구두 대신 운동화를 사주며 우선 신으라 하신다. 


그러나 나는 잃어버린 구두 한 짝을 찾으러 당사까지 조심스럽게 갔으나 구두는 발견하지 못했다. 


우리는 다음날 오후부터 부서진 당사 안에서 ‘전재곤 서장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당사난입을 규탄한다. 


전국의 신문 방송은 ‘군산신민당 당사난입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인 보도를 했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정부는 6월 16일 대검특별수사반(반장 대검 유태영 검사)을 구성, 군산 현지에 내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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