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법창 25시 최장의 6년 연재
사람에게 있어서 죄란 무엇인가? 살인, 절도, 사기, 강도, 강간 등 숱한 죄를 일삼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 타락한 인간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도 엿보게 하는 어둡고 슬픈 이야기들!!
이것은 어쩌면 우리 이웃의 이야기 이며 내 지신의 이야기 일수도 있다.
이렇게 출발한 서문은 기억의 마당을 떠나지 않는 크고 작은 사건들…당시 기자생활 20년 사건기자 17년 기자생활의 연륜이 깊어질수록 기사에 대한 책임과 중압감이 나를 짓누른다.
그만큼 비판의식이 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한 건의 기사도 그러할 진대 하물며 한권의 책을 발간한다는 것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신문기자 생활을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기 까지 거의 사회부를 떠나본 적이 없이 그것도 사건부서인 경찰과 법조계에서만 맴돌다 보니 크고 작은 사건가운데 내 기억의 마당을 떠나지 않는 사건들이 많았다.
그것도 법조계만 10년을 넘게 출입 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1980년 5.18 광주사태를 다녀와서부터 ‘법창 여인’ 연재를 시작으로 이를 ‘법창 25시’로 확대하여 1985년 9월까지 6년에 이르는 동안 계속됐다.
이 연재물은 모든 범죄의 주인공들을 대상으로 보다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오늘의 사회를 조금이나마 계도해 보자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런 경우 수많은 사건가운데 특히 사회에 노출되어서는 안 될 지식인의 남녀관계 사건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분노감까지 느끼면서 그들의 추한 모습에 고개를 돌리곤 했다. 또한 본의 아니게 범죄의 소굴에 빨려 들어가 교도소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어 동정이 가기도 했다.
이렇듯 헤아릴 수 없는 사건들은 나로 하여금 인생의 ‘바로미터’에 대하여 판단하기 어려운 갈등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보아서는 안 될 것, 꼭 보아야 할 것을 넘나드는 사회부 사건기자들이다. 이러한 발문을 쓰면서 만감이 교차되기도 했지만 지금쯤은 사회상의 한 면모를 보는 감정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가진다.
책이 발간되면서 첫 번째 상재가 되는 만큼 출판기념회를 갖자는 동료들의 권유에 따라 지인들과 함께 의미 있는 행사를 가졌다.
생각보다 책은 전국 주요서점을 통해 무려 5천부를 판매했는가 하면 이영기 검사장의 권유로 도내 경찰 등 수사요원들은 거의 한권씩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량이 늘은 것은 사회의 다양성에서 오는 사건들이라는 점에서 흥미도 있지만, 평소 생각하지 못한 갖가지 사연들이 관심을 보인 것이 아닌가 싶었다.
목돈이 손에 잡히자 평소 마음먹었던 모자원 건립자금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선 군산에 대지라도 구입해보자는 마음에 군산시 개정면 아동리에 대지 897평을 구입, 모자원 건립에 부푼 꿈을 키웠으나 정치를 하면서 결국 매도하는 아쉬움만 남기고 모자원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역시 정치는 돈의 장난이고 잘못되면 패가망신임을 가슴에 남겼다.
한편으로는 글쓰기에 관심을 갖기로 했다. 때마침 김남곤 선배(당시 전북일보 문화부장)는 책을 발행했으니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가입하고 활동하면서 문인으로서의 역할을 하라고 권유를 한다.
즉시 가입과 동시 수필쓰기를 계속했다. 책을 또 발간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언젠가는 정치를 하게 되면 많은 연설문도 써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일단은 시간이 나는 대로 신문기사가 아닌 수필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