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신문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메인 메뉴


콘텐츠

컬럼/기고

혼돈 시대에 피었던, 어느 졸부(猝富)의 임종

문학박사·문학평론가·시인 양 영식

군산신문()0000-00-00 00:00:00 2024.09.02 10:07:24 링크 인쇄 공유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문학박사·문학평론가·시인 양 영식

<ilminson1@naver.com>

 

 시대의 한 졸부는 사기와 협잡(투기)으로 나쁜 일만 좇으며 세상을 살았다. 그가 묘안을 낸 것은 고향에선 도저히 살 수가 없어 서울로 야반도주를 하다. 그 후에도 서울 생활이 고달파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어떤 협잡을 해볼까 궁리만 했다.

 

 그리하여 80년대 부동산 투기와 협잡이 극을 이루던 무질서 시절 남의 가슴에 대못질하여 드디어 현 강남 부근에 많은 밭떼기를 부당하게 손에 넣은 후 더 투기를 일삼게 되었다. 그렇게 부와 권세를 누린 연 후에도 그는 결코 회개하지 아니하고 더욱 악랄한 방법으로 권세와 재물을 모아나갔다.

 

 한편 세도가로 변신하며 재산이 꽤 많아진 그의 주변엔 차츰차츰 시정잡배가 끌게 되었음은 당연하였기에 그의 생활은 권세와 돈과 향락으로 이어지며 자신의 자녀 교육은 오직 권세와 물질의 협잡으로 해결된 그 뜻은 순조로울 수가 없었을 터, 법망을 피한 불법으로 사회적 혼란만이 야기되었으리라.

 

 그래서 필경 문제는 발생하였고 그의 비애는 자꾸 커져만 갔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을 실행하려는 듯 자식과 가족들의 말썽은 꼭 자신의 옛 자화상으로 오버 랩 되어가는 것만 같았다. 자식들이 성장해 자식들이 자신처럼 행세해가던 그때에서야 자기가 걸어온 길이 잘못되었음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자신이 걸어온 옛 생활을 돌이켜 보니 악의 세계로 일탈된 과거지사로 인해 쏟아지는 회한의 눈물만 봇물이 되었다. 요란한 한 세상 살아왔었음이 악몽처럼 떠오른 자신의 삶을 깨닫게 되자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간 진실의 세계가 더욱더 그리웠다.

 

 세상 밖 거꾸로 드러내 보인 도덕성과 진정성의 슬픈 종말을 스스로 고통으로 말하고 싶은 듯, 이제 숨만 크게 모아 쉬며 거친 숨소리만이 그의 죄와 양심 그리고 악랄한 행실의 찌꺼기들이 허공에 정적을 가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아~,아, 목이 탄다.’하고 신음하며 울부짖는 졸부의 임종 시, 그의 5남매는 물론 누구도 찾지 아니하였고, 오직 호스피스와 목사님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한 당뇨병으로 실명(失明)했던 그가 요양원 병동에서 붉은 피 토하며 이승으로 떠났음이 전하여지었다.

 

 이 졸부의 파란만장한 질곡의 인생, 임종 기도회에 참석하셨던 호스피스 목사의 간증 설교에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한 요한 3서 2절에서 느낀 감동들 속에 하늘이시여, 우리에게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주시고 그리하여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시대 정신의 용기를 주소서.

 

 그러한 연후 무엇보다 저 둘(평온과 용기)을 구별할 수 있는 이 땅 위에 권세가들을 회개케 할 기회와 지혜를 주시옵소서. 그처럼 탐스러운 목화꽃과 같이 생생히 피어나는 기도 가운데, 악한 사연들이 휩쓸고 간 그의 모진 죽음 앞에서 필자는 미국의 미래 학자 <허만 칼>의 예언 ‘유교적 자본주의는 반드시 승리’하리라 한 이 격언과 함께 군자의 길인 <지(知), 인(仁), 용(勇)> 자(者)는 (불혹(不惑), 불우(不憂), 불구(不懼))이리라 한 삼도(三道)의 진위(眞僞)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면서, 더불어 눈을 감으며 성경 시편 33편을 암독하도다.

 

 - 성경 시편 33편 14~19절 <곧 그가 거하시는 곳에서 세상의 모든 거민 들을 굽어살피시는 도다.> <그들의 영혼을 사망에서 살리시며 그들이 굶주릴 때에 그들을 살리시는 도다.>-

 

※ 군산신문사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문자가 잘 보이지 않을 경우 여기 를 클릭해주세요.

카피라이터

LOGIN
ID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