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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외와 신비의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문학박사‧시인‧문학평론가 양 영식

군산신문2025-01-08 10:19:23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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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문학평론가·시인 양 영식

 

 또 가을의 문턱에 서 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잠시 밤의 창가에 앉아 지난날의 자신의 삶을 더듬어 볼 시간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돌아볼 겨를도 없이 분주하게 뛰어다니다 보면 벌써 한 해가 가버리고 새로 해가 다가올 때는 금석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으리다.

 

 모든 끝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인생살이가 다 그러하듯 사계처럼 삶의 궤적과 굴곡에 따르는 삶은 희비 곡선 위에 슬픔과 기쁨을 깨닫고, 자연을 대하면 왠지 무엇이 우리 곁에서 사라지었다는 느낌들은 다름 아닌 공(空)과 만(滿) 즉 채움과 비움은 둘이 아닌 이치라는 신화적 의미의 보편적 가치를 깨달으면 쉽게 알 수 있으리다.

 

 물론 우주의 아름다움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기 때문에 아쉬움이나 미련을 훨훨 벗고 자연을 향해 떠날 채비를 하려는 것이리~. 그래서 봄날, 숲속 사이마다 피어나는 진달래 길도 걸어보고, 겨울나무에 찬 바람 불면 삶의 허무도 삼키며, 좋아하는 사람들과도 만나 보려는 마음으로 우주의 고요를 깨달아 보며 삶이 끝나는 날까지 공감 해보고 싶을 것이다.

 

 삶의 느낌에서 사는 일이 허허로울 땐 봄볕을 따라나서 삶을 달래기도 하고, 풀숲을 들썩이는 풀벌레 소리의 높아진 여름의 나무 그늘 드리워진 여름 산길을, 또 오곡이 익어가는 소리 시끄러운 노란 들판, 빨갛게 물든 가을 산속 길에서 외쳐도 보며, 눈보라로 겨울 날씨로 추워지는 순결한 눈발을 그리며 한껏 걸어 보며 인생의 발자취를 보고 따스한 눈빛을 교환할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하는 것이리라.

 

 요는 인생길에서 산다는 게 별것 아닌데 욕심 없이 밤이 깊어지면 피곤을 누이고 조상들이 넘겨준 단아한 맵시 있는 처마 밑 오색의 정교한 단청미에 숨겨진 풍경소리를 상상하고 슬기와 영혼의 밝은 등불을 볼 저 멀리 구름 머물고 바람들 나뭇잎을 키워내는 자연의 눈, 안목의 세계가 담긴 세계를 향해 삶의 경이와 감흥이 살아 있는 나날을 영위하면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노라.

 

 사실 지구의 부침이 많았던 3억 년 전의 땅 아래에 CO2가 묻히어 빙하기가 시작된 그 후, 지구의 하늘에 CO2가 태워지며 온난화 불씨로 생존 위기에 빠진 경고음 속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을 상호 보완적인 연민의 ‘조화와 균형’의 지구가 나아갈 길을 피워 낼 수 있을지 하는 상상의 날개를 그려보며 기도하는 것일 터이리라.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해 고개를 끄덕이며, <물은 흐르고, 바람은 부는 끝이란> 이건 사전에 의도할 수 없는 자연의 원리로써 우주의 법칙에 순종할 수 있는 순리의 세계를 따라야 할 진리임을 터득한 연민에 안락하고 자신이 있었던 자리 평화로운 고향(전원=자연의 곁)으로 다시 돌아가리라.

 

 이렇게 연관 지으면서 내 자손의 자손을 기다리듯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 절대 자연)으로 가리라. 시원의 공간인 동시에 추억의 공간인 생명의 둥지를 지켜낼 성스러운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그래서 깨달음의 세계 아니 깊은 고요가 담긴 무한의 우주 속에 아쉬운 절대의 영원을 내 가슴속에 넣을 소망을 이루어내고 싶은 것이리.

 

 아니~, 그런데 제니퍼 애커먼이 말한 자연은 생명의 시작이고, 생명의 젖줄로서 영혼의 시작이며 자연의 원리인 우주의 원리를 이루며 흐르는 시간 속에서 현대인에겐 피로한 문명과 싫증나는 일상들로 가득 찬 일상에서 추녀 밑으로 날아드는 제비와 마당으로 떨어지는 낙수 물소리와 바람이 지나가는 대청마루, 동백이 지고, 모란이 지며, 눈발이 흩날리어 이어지는 정경 속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일 터이리라.

 

 한편 빅뱅 이전의 무(無)에서 출발해 우리의 마음에 드는 ‘달’까지 우리의 마음을 적시기도 하고, 밝히기도 하는 따뜻한 마음의 공간의 자연은 가장 원만한 음악적 생명력을 지닌 우주 위에 생명의 리듬을 갖는 것이며, 이 생명력은 설렘과 그리움에 지나지 않음에서 자연의 질서이자 생명의 근원을 통한 원초적 ‘고독’에서 벗어남이 곧 순리임을 깨닫게 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연의 신비성에 대한 존경과 경외하는 마음을 항상 갈무리하며 살아가야만 할 것이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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