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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제와 미래>따라쟁이가 찬 분산 시계

신동우 로컬칼럼니스트

군산신문2026-07-15 17:02:1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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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만의 어떤 것’을 만들겠다며 거창하게 출범한 전북특별자치도. 하지만 현실은 안갯속이다.

 

‘호남권 만년 2등’을 벗어나겠다며 ‘특별’이라는 문패를 달았으나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전북 도정에는 독창적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남들처럼 휩쓸려가는 데만 열심일 뿐, 타 지자체의 성공 방정식을 무비판적으로 베끼는 ‘따라쟁이의 함정’만 깊어지고 있다.

 

벤치마킹 자체가 죄는 아니다. 문제는 체급과 특성을 무시한 유행 편승이다. 제주, 세종, 강원이 특별자치도의 길을 가니 전북도 질세라...이름은 특별해졌으나 알맹이는 아직 모르겠다.

 

최근 사활을 건 이차전지, 바이오, 방위산업 유치 경쟁이 그렇다. 이미 전국 지자체가 뛰어든 레드오션이다. 그러니 인프라도, 인재도 부족한 전북이 ‘겉포장만 화려한 유행 좇기를 한다’는 날선 비판을 받는 것이다.

 

모방 행정은 전북을 낙후의 늪에서 건져내지 못했다. 특별자치도 출범 후에도 주민 1인당 지역내총생산과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권이다. 권한은 늘었으나 곳간을 채울 자생력은 없다.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는 의존 구조는 그대로다.

 

이대로라면 인구 170만 명 선마저 위태롭다. 홀로서기를 선언하며 호남권 연대를 느슨하게 만들더니, 결국 체급만 작아진 역풍을 맞았다.

 

대전·세종·청주 중심의 ‘충청권 메가시티’가 전북 북부의 인구와 인프라를 빨아들일 태세다. 독자 생존을 외치다 거대한 이웃에게 잠식당하는 형국이다. 더 잠식되기 전에 생존을 위한 선행 조건과 포석을 깊이 숙고해야 한다.

 

‘새만금 신화’에 대한 집착은 전북의 에너지를 고갈시켰다. 도정 역량을 새만금이라는 한 장의 카드에 쏟아부었다.

 

결과는 어떤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산 삭감 파동에 시달렸다. 늘 책임론 공방 속에 도민들의 무력감만 깊어졌을 뿐이다.

 

대기업과 대형 산단에만 매몰돼 향토 기업과 민생을 살릴 타이밍을 놓쳤다. 광역교통망 확충과 공공의료 인프라 같은 민생 현안은 해결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거창한 국책사업 그늘에 가려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은 더 좁아졌다.

 

내부 분열은 더 뼈아프다. 새만금 신항만 매립지 관할권을 두고 군산·김제·부안은 진흙탕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하나로 뭉쳐도 모자랄 판에 지역 이기주의로 힘을 분산시킨다.

 

군산·익산·전주의 연대나 ‘동북아 물류허브’ 공동 대응은 주도권 싸움에 밀려 멈춰 섰다. 갈등의 중재는 미완이다. 도리어 분열의 판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혼돈을 부추기는 이기적 정치가 기생한다.

 

명분만 특별할 뿐, 알맹이 없는 고립된 성. 이것이 전북특별자치도의 민낯이다. 남이 하니 나도 한다는 식으로는 만년 최하위의 굴레를 벗을 수 없다.

 

악순환이 지속되니 선순환의 통로가 막힌다. 오로지 방어기제만 강해졌다. ‘편향의 동굴’에서 ‘공정의 깃발’을 흔드는 격이다. 그러니 ‘뒷북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살길은 명확하다. 첨단 산업이라는 만년 구호를 버리고 전북이 가장 잘하는 농생명과 문화관광 자산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AI 기술을 산업화하고 전력과 용수를 뒷받침하는 기술적·사회적 기반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차별화의 답이다.

 

피지컬 AI, 로봇, 수소 기술을 기존 핵심 자산에 접목해 타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마음이 급하다고 이것저것 무차별적으로 유치하는 것은 또다시 방향성을 잃는 일이다.

 

소모적인 정쟁을 끝내고 공동체를 회복하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것이 앞서 말한 ‘선행 조건’이다.

 

독자 생존이라는 오만을 버리고, 충청권 등 인접 메가시티와 유연하게 연대하는 초광역 전략과 에너지 지산지소의 거대한 판을 짜야 한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어렵다. 더해서 독보적인 수소 복합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포석’이다. 이제 신재생에너지 모든 산업의 블랙홀이다. 에너지의 분산은 곧 사람과 자본의 분산이기 때문이다.

 

무비판적인 답습은 파멸의 지름길이다. 이제 따라쟁이의 함정에서 나와야 한다. 자신만의 발걸음을 떼기까지 과연 얼마의 시간이 주어졌을까. 전북의 분산 시계는 이미 돌아가기 시작했다. 모두의 분투를 소망한다.

 

<본 칼럼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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