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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경제와 미래>기후 위기의 경고, 한국 농업은 기초부터 다시 다져야 한다

신동우 로컬칼럼니스트

군산신문2026-08-13 16:00:42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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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뜨거워지고 있다. 한반도의 공기와 땅도 함께 달아오른다. 여름철 폭염과 가뭄은 일상이다. 겨울철 고온 현상과 봄철 이상기후도 반복된다. 

 

수십 년간 이어온 영농 노하우가 흔들린다. 국가 농업 R&D의 기존 지식도 무너지고 있다. “예전 방식으로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기후 위기라는 파도가 몰아친다. 이대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농업의 ‘기초체력’을 다시 다져야 한다. 정책의 틀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다.

 

농촌의 혼란은 단순한 기온 상승 때문이 아니다. 기후 변화가 농업 생태계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따뜻해진 겨울은 월동 병해충의 생존율을 높였다. 봄철 병해충 발생 시기도 대폭 앞당겨졌다. 아열대성 외래 병해충이 급증했다. 주요 병해충의 우점종도 바뀌었다. 과거의 예측 모델은 참고 자료일 뿐이다.

 

이러한 생태 교란은 농가의 가파른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다. 기존 재배 매뉴얼과 방제 시간표는 현장을 따라가지 못한다.

 

적기에 약을 쳐도 효과가 없다. 불안해진 농민들은 방제 횟수를 늘린다. 농약 농도도 더 높인다. 이는 생산비 급증과 약제 저항성 유발이라는 악순환을 부른다.

 

수확량과 품질의 변동성도 커졌다. 가격 불확실성마저 늘어 농촌의 활력이 빠르게 떨어진다. 현장의 체감과 기존 연구 사이의 간극이 넓어졌다. 기술이 현장을 지탱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다.

 

그동안의 농정 R&D는 단기 성과에 집중했다. 패턴에서 이탈한 현장은 사후약방문식 대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기초가 부실한 응용 기술은 부작용만 남겼다. 기초연구로 돌아가야 하는 분명한 이유다.

 

첫째, 생태학적 당위성이다. 작물의 생리적 스트레스를 추적해야 한다. 토양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와 병해충의 유전적 변이 데이터도 축적해야 한다. 이 메커니즘을 알지 못하면 신품종이나 약제 개발은 사상누각이다.

 

둘째, 경제적 효율성이다. 오류 수정 없이 집행하는 지원금과 방제 사업은 국가 재정을 낭비한다. 기초연구를 통한 선제적 방제 체계 구축이 가장 경제적이다. 향후 발생할 천문학적인 재해 복구비와 농가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셋째, 식량 안보적 시급성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농업은 국가 생존의 기반이다. 한국은 식량 자급률이 낮다.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급감은 국가적인 식량 공급망 위기를 부른다.

 

물론 기초연구를 중심에 두고 농업의 체질을 바꾸려면 세 가지 과제도 시급하다.

 

첫째, 기초연구 인프라 구축과 R&D 투자 확대다. 작물과 병해충의 생리·생태적 메커니즘을 재조명해야 한다. 장기 추적 데이터베이스(DB)를 국가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 단기 성과 위주의 평가 체계도 개편해야 한다. 연구진이 기초연구에 장기적으로 매진할 환경이 필요하다.

 

둘째, AI와 실시간 기상 관측을 결합한 스마트 예찰 체계 구축이다. 전국 농경지의 실시간 기상 데이터와 AI 예측 알고리즘을 연동해야 한다. 병해충 발생을 사전에 정밀하게 예측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열대성 병해충 유입을 초기 차단하는 스마트 통합 방역망을 완성해야 한다.

 

셋째, 기초연구 결실의 현장 맞춤형 기술 환류다. 변화된 우점종에 맞춰 농가 방제 매뉴얼을 조속히 업데이트해야 한다. 폭염과 가뭄에 강한 품종 보급을 가속화해야 한다. 화학 약제 의존도를 낮추는 종합적 병해충 관리와 생물적 방제 기술도 농가에 재보급해야 한다.

 

기후 위기는 일시적 악재가 아니다. 지금까지의 농업 패러다임을 뿌리째 바꾸라는 신호다. 과거의 익숙함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단발성 보상책으로 시간을 버는 방식은 한계에 다달랐다.

 

농가가 안정적으로 작물을 재배하지 못하면 국가의 기초가 흔들린다. 이제 눈앞의 성과표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탄탄한 농업 기초연구’라는 원동력을 정책의 중심에 놓을 때다. 최신 과학 데이터와 현장 밀착형 기술로 목표를 다시 세워야 한다. 그래야 어떠한 기후 변화의 파도 속에서도 우리 농업을 든든하게 지켜낼 수 있다.

 

<본 칼럼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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