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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선을 넘어야 다음이 보인다-전북의 새로운 생존 전략

신동우 로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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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전북 경제를 설명하는 뼈아픈 수식어는 ‘2%대 경제’였다. 국가 전체의 고도성장 속에서도 전북의 지역내총생산 비중은 늘 제자리걸음이었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났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북은 내부의 중심지인 전주권으로 인적, 물적 자원을 끌어모으는 방식을 택했지만, 이는 도리어 동부 산악권과 남부권의 소멸을 가속하는 ‘부(-)의 상관성’을 낳았다.

 

이제 우리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한정된 파이 안에서 14개 시·군이 각자도생하거나, 전주라는 단일 중심지로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내부 확장 전략은 그 한계점에 다다랐다.

 

다가올 20년, 전북이 생존을 넘어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역 발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

 

전북은 닫힌 '섬'이 아니라, 충청권과 전남권이라는 거대한 경제 블록을 연결하는 ‘한반도 서부축의 거대한 브릿지’로 거듭나야 한다.

 

먼저 시선을 북쪽으로 돌려보자. 군산과 익산으로 대표되는 금강 경제벨트는 더 이상 전북 내부의 산업도시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세종-충청 메가시티의 남부 확장축이자, 그들의 수출길을 열어주는 핵심 관문이 되어야 한다.

 

충남의 첨단 제조업과 배터리 산업은 거대한 생산력을 자랑하지만, 평택·당진항의 포화로 물류 동맥경화를 겪고 있다. 이때 새만금 신항만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새만금 국가산단에서 생산된 이차전지 핵심 소재가 충청권으로 넘어가 완성품이 되고, 이 제품들이 다시 장항선 직결 철도를 타고 새만금 신항을 통해 전 세계로 수출되는 ‘순환형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군산, 익산, 김제의 농생명벨트와 새만금 AI벨트가 떠받치고 밀어준다면 금상첨화다.

 

사고의 대전환. 새만금을 전북만의 고립된 프로젝트가 아닌 ‘충청-전북 공동의 경제자유구역’으로 공유하고 확장할 때, 비로소 새만금은 한반도 중부권 전체의 부를 아우르는 한반도 다음판의 ‘로테르담’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인구 소멸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고창, 부안, 순창 등 남부권의 생존 해법은 남쪽, 즉 광주·전남의 ‘AI·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찾아야 한다.

 

첨단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는 필연적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글로벌 무역 질서에서는 100% 재생에너지 사용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었다.

 

전북 남부권은 서남해권 해상풍력 등 막대한 친환경 에너지 잠재력을 품고 있다. 이 지역들을 전남 첨단산업 생태계에 친환경 에너지를 직공급하는 거대한 ‘에너지 댐’이자 반도체 소재산업 기지로 육성해야 한다.

 

더불어, 첨단산업 종사자들의 휴양과 치유를 담당하는 사람과 산업이 공존하는 거점으로 기능한다면, 남부권은 외부의 자본을 흡수하며 자생력을 회복할 것이다.

 

이처럼 외곽 도시들이 거대한 인접 광역권(충청, 전남)과 맞물려 거대한 부를 창출할 때, 비로소 전주권은 무리한 외형 팽창의 짐을 내려놓고 전북 경제의 ‘두뇌’로 진화할 수 있다.

 

북부와 남부 벨트가 경제의 튼튼한 근육 역할을 한다면, 전주권은 첨단 R&D 연구인력, 금융 전문가, 문화 기획자를 배출하고 이들을 연결하는 행정·교육·문화의 통제탑이 되어야 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필두로 한 특화 금융, 한옥마을로 대변되는 고부가가치 K-컬처, 그리고 최고급 주거 및 의료 인프라를 집적시켜야 한다.

 

외곽의 경제벨트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자본과 인재가 결국 최상위 서비스 인프라를 갖춘 전주로 모여들어 소비되고 재투자되는 완벽한 선순환이 완성되는 것이다.

 

과거의 전북은 어떻게든 내부로 기업을 끌어들이려 애썼지만, 미래의 전북은 광역의 경계를 허물고 외부의 거대한 흐름을 전북의 인프라로 관통하게 해야 한다.

 

충청의 물류가 새만금을 통과하고, 전남의 반도체가 전북의 바람으로 돌아갈 때, 전북은 비로소 2% 경제의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다.

 

한반도 서부축을 잇는 거대한 브릿지, 이것이 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발한 전북이 향후 20년을 주도할 가장 담대하고도 현실적인 초광역 경제권 육성 전략이다.

 

<본 칼럼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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