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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누구를 위한 농촌활성화사업인가③

주민이 시작했지만 주민은 주인이 아니었다

군산신문2026-09-23 10:02:38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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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호 ()서수면사람들 이사장


지난 글에서는 주민자치가 몇 사람의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들어가 서수면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이 어떤 구조로 시작되었고, 주민과 행정의 협력이 왜 준공 이후 갈등으로 바뀌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은 군산시가 독자적으로 만든 지역사업이 아니다. 중앙정부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한 공모사업이다.

  

주민이 지역의 문제와 필요한 사업을 제안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해 공모에 참여하는 주민주도형 사업이었다.

  

2016년 공모 단계에서 서수면 추진위원회와 행정은 긴밀하게 협력했다.

  

추진위원회는 주민 의견을 모으고 사업 내용을 구체화했으며, 행정은 신청에 필요한 절차와 서류를 지원했다.

  

그렇게 마련된 사업계획은 전라북도와 농림축산식품부의 심사를 거쳐 선정되었다.

  

이 과정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사업 선정은 행정만의 성과도 아니고 주민만의 성과도 아니었다

 

주민의 참여와 추진 의지, 행정의 지원이 결합해 얻은 결과였다

  

따라서 선정 이후에도 두 주체는 사업의 목적을 공유하는 협력 관계로 남았어야 했다.

  

선정 이후에는 추진위원회가 한국농어촌공사와 협력하며 기본계획과 설계, 시설 조성 과정에 참여했다

  

주민들은 회의와 교육, 견학을 이어가며 서수면에 필요한 문화·복지 기능과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그 결과 무궁화문화복지센터가 완성되었다.

  

준공과 함께 건물의 재산과 관리권이 군산시로 이양되는 것은 공공사업의 구조상 자연스러운 절차다

  

그러나 재산과 관리권의 이양이 사업의 주체까지 행정으로 완전히 바뀐다는 뜻은 아니다

  

이 시설은 행정청사가 아니라 주민의 문화·복지와 공동체 활동을 위해 조성된 농촌활성화사업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서수면에서는 무궁화문화복지센터가 면 행정 기능과 주민 문화·복지 기능이 함께 들어가는 복합센터 형태로 만들어졌다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하나의 건물 안에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기능이 공존했지만, 공간의 범위와 운영 원칙, 주민조직의 역할을 명확하게 조정할 중심이 서지 못했다.

  

행정은 이 시설을 관리권을 가진 행정 중심의 편의시설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운영위원회는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의 본래 취지에 따라 주민 프로그램과 공동체 사업을 이끌어야 할 주민 거점으로 보았다

  

같은 건물을 두고 행정은 관리의 대상으로, 주민조직은 활동의 기반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 차이는 단순한 공간 사용의 다툼이 아니었다. 농촌활성화사업을 누구의 관점에서 운영할 것인가에 관한 충돌이었다

  

행정 편의가 우선인지, 중앙정부 공모 당시 약속했던 주민주도 운영이 우선인지에 대한 기본 인식이 달랐다.

  

관리권을 가진 군산시가 해야 할 일은 두 기능의 경계를 정하고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사업 지침과 공모 당시의 계획을 바탕으로 운영협약과 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행정과 운영위원회 사이의 갈등을 조정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행정 처리 과정에서는 중앙정부 지침과 주민주도 원칙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리의 경험과 기록에 비추어 보면, 군산시는 재산과 관리권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자체적인 행정 논리를 앞세웠고

  

공모사업의 목적과 추진위원회가 이어 온 역할은 뒤로 밀려났다.

  

운영위원회는 공모와 건립 과정에서는 행정의 협력 상대였다


그런데 준공 이후 주민사업을 계속하려 하자 불편한 존재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협의해야 할 동반자가 행정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상대가 되고, 마침내는 주민사업을 가로막는 세력인 것처럼 인식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것은 앞뒤가 뒤바뀐 일이다


주민의 참여를 근거로 중앙정부 공모에 선정되고, 주민과 함께 센터를 만들어 놓고, 관리권을 넘겨받은 뒤에는 그 주민조직의 활동을 제한한다면 주민주도 사업의 취지는 어디에 남는가

  

주민사업을 관리하고 지원해야 할 행정이 오히려 주민사업을 방해하는 역설이 생긴 것이다.

  

물론 공공시설의 재산과 관리권은 법과 원칙에 따라 행사되어야 한다. 운영위원회 역시 시설을 독점하거나 사유화할 권리는 없다

  

그러나 행정의 관리권도 주민주도라는 사업 목적을 지우는 포괄적 권한은 아니다. 관리란 사업의 목적이 실현되도록 돕는 책임까지 포함한다.

  

주민조직에 문제가 있다면 투명한 기준에 따라 지도하고 개선하게 해야 한다

  

회계와 운영을 점검하고, 누구에게나 열린 프로그램을 요구하며, 잘못이 확인되면 바로잡으면 된다

  

행정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주민조직 자체를 배제하거나 활동 기반을 약화시키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서수면의 갈등은 몇 사람 사이의 감정싸움으로 축소할 일이 아니다


중앙정부 공모사업의 취지가 지방행정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질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주민이 필요할 때는 협력자로 부르고, 관리권을 확보한 뒤에는 단순 이용자로 돌려세우는 구조라면 앞으로 주민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모계획과 중앙정부 지침, 추진위원회 회의자료, 준공 이후 군산시의 행정 처리 과정을 차례로 확인하는 일이다

  

그 기록을 바탕으로 행정 공간과 주민 공간을 구분하고, 운영위원회의 권한과 책임, 시설 사용과 프로그램 운영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

  

주민이 시작했지만 주민은 주인이 아니었다는 말은 건물의 소유권을 달라는 주장이 아니다

  

주민주도 사업의 주체로 존중해 달라는 요구다


사업을 함께 만든 주민조직이 준공 뒤 행정의 적처럼 취급되었다면,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주민의 자격이 아니라 행정이 사업의 본래 목적을 지켰는가 하는 점이다.

  

다음 글에서는 추진위원회에서 운영위원회, 그리고 ()서수면사람들로 이어진 주민조직의 변화와 연속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명칭과 법적 형태가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이 이어 온 활동과 책임까지 단절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기록을 통해 따져볼 것이다.

   

<본 칼럼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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